[사설]

유교, 불교, 무속의식으로 전날 '당제'와 '용왕제'를 시작으로 줄다리기는 시작된다.
유교문화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 DB

충북은 조선시대, 그중에서도 후기 기호유림의 중심지로 지역에 축적된 유교문화자원이 풍부하다. 하지만 이들의 발굴·활용은 물론 지금까지 제대로 된 가치평가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충청유교문화권 사업에 내년 정부예산이 대폭 반영돼 변화와 도약이 기대된다. 반영된 예산이 시작단계인 기본 및 실시설계 비용이어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사업의 다양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업목적인 관광개발 차원에서도 의미가 상당하다. 달라진 흐름에 걸맞는 관광활성화가 요구된다.

이번에 정부 지원을 받게 된 사업은 모두 9건으로 신규가 4건이나 된다. 지역적으로도 11개 시·군 가운데 7곳이 포함될 정도로 사업대상지가 넓다. 게다가 유교문화자원들은 코로나19로 인기가 높아진 내적 만족도를 높이는 체험형 관광에 적합하다. 또한 충북의 여건은 이들 문화자원을 빼어난 자연경관이나 역사적인 유물 등과 연계하는데도 유리하다. 유교문화권을 우리지역만의 특화된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볼 만하다는 얘기다. 관광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과감한 도전에 힘이 실리는 까닭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추진될 충북의 유교문화권 관광개발 사업의 의미는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달라진 가치평가다.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자원인데도 이에 걸맞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따라서 예절과 청빈, 깨어있는 정신과 자기 수양, 풍류와 지조 등 내재적 품성에 체험의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 두번째로는 청주 옥화구곡, 제천 과거길, 진천 책마을, 음성 청빈마을, 옥천 유토피아 등 광범위한 분포를 들 수 있다. 충북 전역이 관광지라 할 수 있으니 성과 또한 모두의 것이다.

하나의 주제를 가진 여러 지역의 다양한 자원은 상품의 연결로 이어지게 된다. 이들을 어떻게 묶느냐에 따라 상품성은 달라진다. 곳곳에 산재해 있지만 발길이 닿지 않는 향교와 서원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같은 광역 연계 가능성이 세번째 의미다. 유교문화자원에 대한 달라진 가치평가는 코로나19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비롯된 부분이 적지않다. 둘러보고 스쳐가는 관람형에서 참여하고 공감하는 체험형 관광으로의 변화가 그것이다. 네번째 의미인 시대적 흐름은 다른 상품과의 차별성을 말한다.

규모가 크지 않고 이제 시작일 뿐이라서 유교문화권 관광 사업의 성과가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 그러나 가능성만큼은 분명하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달라진 내일을 확인시켜줬다. 시간이 흐를수록 외형적인 생활보다 내재적인 참살이(웰빙)가 주목받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보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그것도 관광이란 형식으로 체험할 수 있는 유교문화자원은 그래서 더 귀중하고 가치있다. 우리가 가진 자원들이 이런 성과를 거두려면 철저하고 꼼꼼한 준비가 먼저다. 충북의 관광활성화가 우리 손에 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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