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미정 정치행정부 차장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핫바지로 보고 무시하면 큰코 다친다", "죽창 들고 반대할거다", "박영선씨(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는 뭐하는 거냐"….

지난 17일 중소벤처기업부 세종 이전 공청회에 참석한 대전시민들의 발언내용들이다. 충청도 사람을 비하하는 '핫바지' 단어까지 등장했다.

이날 공청회는 대전정부청사에 입주해있는 중기부가 세종 이전 의향서를 행정안전부에 제출해 마련됐다. 대전지역 참석자들은 중기부 이전에 강하게 반대했다. 좌장이나 패널들이 발언하는 와중에도 방청석에서 고성을 퍼부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냉철하게 생각해보자. 정부부처의 세종 이전은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에 따른 것이다. 법에 근거해 18개 중 12개 부처가 세종 이전을 완료했고 이제 중기부만 남았다. 당초 외교부·통일부·법무부·여성가족부·국방부 등 5개 부처는 제외됐다.

정부부처의 세종 이전은 국가균형발전이 핵심이다. 지역발전을 우선시했다면 해양수산부는 부산에 있어야 맞다. 국회의사당의 세종 이전이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기부의 세종 이전은 안된다는 논리는 뭔가 어색하다. 공청회 유튜브 생중계 댓글에서도 "세종과 대전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정책의 문제다"(아이디 hongki kim), "중기부는 대전 산하기관이 아니다"(haha503)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김미정 기자
김미정 정치행정부 차장 

물론 중기부를 잃게 된 대전지역은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이를 상쇄할 지원정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정세균 총리가 22일 국무회의에서 제안한대로 대전청사에 수도권의 청(廳) 단위 기관을 이전시키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불가피하다면 차선책이다.

앞으로 남은 건 관계 중앙행정기관 협의와 대통령 승인 절차다. 이전이 확정되면 중기부는 2021년 8월 세종에 합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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