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장병갑 정치부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정부가 수도권에는 3단계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대책 시행에 들어갔다. 전국 각 자치단체도 이에 준하는 방역지침을 행정명령 하는 등 방역 고삐를 바짝 쥐고 있다. 그러나 시행 첫날인 23일 0시 기준 사흘 만에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1천명을 넘어서는 등 지역 내 집단·연쇄 감염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다가오는 크리스마스(24~25일)와 새해 연휴(1월1~2일)가 주말 휴일과 이어져있어 확산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 23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5인 이상 실내·외 사적모임을 금지토록 했다. 이번 조치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의 '10인 이상 집합금지'보다 더 강화된 수준이다. 이는 전국 모든 곳에 일관되게 적용하고 지자체별로 기준을 완화할 수는 없도록 했다. 지난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3차 대유행'이 한 달 간 지속되면서 수도권만이라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사회적 파장을 고려한 '고육지책'이다.

영국이 이미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미국도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 백신 접종에 들어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을 공식 승인, 이르면 주말부터 EU 27개국에서 첫 백신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미국은 사망자 31만명, 영국도 6만7천명이 사망하는 등 이들 국가는 사실상 백신 외에는 현재 채택할 수 있는 방역전략이 별로 없기 때문에 백신에 목을 매는 상황이다. 연일 1천명의 확진자가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방역을 통해 코로나19를 차단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특히 백신 접종 등으로 집단면역에 도달하는 수준까지 가려면 장기전이 불가피하다. 정세균 총리가 '최후의 보루'라고 밝힌 3단계 상향 카드를 현재로서는 꺼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3단계 카드 이후에는 사실상 더 강력한 제재가 없다. 일상생활이 전면 '올스톱' 되기 때문에 전 국민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오랫동안 거리두기로 피로도가 누적돼 위기에 내몰린 서민 경제는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제 남은 방법은 국민들이 스스로 자신을 지키는 '생활방역' 단 하나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후에도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잇따라 1천 명을 넘어서는 등 정부의 일방적 조치에 따른 방역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장병갑 정치부장
장병갑 정치부장

시간이 흐를수록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환자가 늘고 있다. 무증상 감염으로 인해 가족간 전파와 지인, 직장 동료, 이웃간 전파도 많아졌다. 이는 곧 '감염 발생'을 막고 무증상자도 '발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까지 올 연말과 내년 연초가 마지막 고비다. 이런 상황에서 생활방역은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는 마지막 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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