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세계천부경협회(회장:무상 이병희)가 우주 통합기운 창조와 환(桓)민족 혼(魂)의 부활을 목적으로 2013년 12월 13일(음력 11월 11일) 천부경 81자의 처음 구절인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에서 11을 마지막 구절인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에서 11을 취해 음력 11월11일을 세계천부경의날로 지정하고 해마다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2020년 제8회 세계천부경의 날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어수선한 사회 환경을 고려하여 음력 11월11일(양력 12월 25일) 오전 11시에 대전광역시 유성구 용계동에 위치하고 있는 세계천부경협회 본부에서 임직원만 모여서 '한밭천천제'라는 주제로 제1부와 제2부로 나누어 조촐히 기념행사를 갖기로 했다.

천부경(天符經)은 조화경으로 우리 한민족 최고의 경전이지만, 아직까지 초·중·고 의 교과서에 수록되지 않고 대부분의 강단 철학자들이 외면하고 있어,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도 그 존재 여부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게다가 제8회 세계천부경의 날이 공교롭게도 크리스마스 성탄절과 겹쳐 국민들의 관심을 많이 끌지 못할 듯 싶다.

천부경은 원래 9천년 전 고대 환국으로부터 구전으로 전해오다가 6천년 전 한국의 고대문자인 녹도문자(鹿圖文字)로 기록돼 전승됐다. 그 후 4천400년 전인 단군조선 시대에는 전서(篆書)로 전해졌는데, 신라의 대학자인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 857~?) 선생이 돌로 만든 비석에 전서로 새겨진 천부경을 발견하고 묘향산 석벽에 한문으로 번역하여 옮겨 놓았다. 그런데 단학회 제2대 회장을 역임하고 '환단고기'를 지은 운초(雲樵) 계연수(桂延壽, ?~1920) 선생이 1916년 9월 9일 묘향산으로 약초를 캐러 갔다가 석벽에서 천부경을 우연히 발견하고 탁본해서 1917년에 단군교당으로 원문을 보내 세상에 다시 알려지게 됐다.

천부경은 글자 그대로 하늘의 이치에 부합하는 조화경으로 천(天), 지(地), 인(人) 삼원조화의 홍익철학(弘益哲學)과 우주 만물의 생성·진화·완성의 원리를 잘 밝혀주고 있다.

천부경은 우주 삼라만상이 1에서 나와 10까지 펼쳐졌다가 다시 1로 돌아간다는 원시반본(原始返本) 사상, 하늘(天)·땅(地)·인간(人) 삼원이 모두 음양으로 작용해서 천지만물이 전개된다는 3수 원리와 음양 원리, 인간의 본심은 원래 태양처럼 밝고 환하여 천지(天地)와 하나가 된다는 태일사상(太一思想)을 담고 있다.

그런데 유사 이래 지구상 어느 나라 어느 학자도 81자의 경문으로 우주 만물의 생성·진화·완성의 원리와 인류 문화의 원형을 밝히지 못해 천부경은 동서양 학자들로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천부경은 시의 특징인 단순성, 상징과 비유, 애매모호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하므로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성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천부경을 소재로 다양한 형태의 문화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어, 앞으로 창조경제 발전에도 많이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가치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천부경은 만주와 연해주의 항일독립운동을 주도한 대종교의 기본 경전으로 '정신철학통편'의 저자인 성암(成庵) 전병훈(全秉薰, 1857~1927) 선생에 의해 국제화와 세계화가 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천부경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가 자주 개최되어 외국의 학자들도 천부경의 실체와 의미를 많이 알고 있다.

제8회 세계천부경의 날을 계기로 하여 천부경이 초·중·고의 교과서와 대학의 동양철학 교재에 게재되어 모든 국민들이 천부경의 실체를 잘 알고, 천부경의 삼원조화의 홍익철학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여 인류 공영과 세계 평화에 나름대로 기여해 주기를 기대한다.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시인·문학평론가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그리고 음력 11월 11일 세계천부경의 날 기념행사가 앞으로 발전을 거듭해 국가 행사로 개최되고, 더 나아가 국경일로 지정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천부경이 한민족은 물론 세계 인류의 많은 사랑을 받아 머지않아 UNESCO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기를 열망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