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성범 수필가

인간에게 관심은 햇살과도 같다.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도 햇살 쪽으로 자라나는 것처럼 부정적인 면에만 관심을 쏟으면 무의식적으로 부정적인 행태를 반복하게 된다. 분명 칭찬은 일터에서, 사회에서, 인간관계를 풍성하게 해주는 훌륭한 기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는 참 칭찬에는 인색한 것 같다.

칭찬은 비위를 맞추거나 아첨과는 다르다. 칭찬은 일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자신의 존재를 긍정하게 만든다. 어떤 사람은 누가 칭찬을 하든 말든 자기가 만족하고 열심히 일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런 사람일수록 내면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하고 그렇게 말해서 더 멋지게 보이고픈 욕구가 내재해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마음이 든다. 인정을 바라고 한일이 아님에도 주변에서 그 노력을 알아주고 정말 '멋지다' 라고 말해줄 때 기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칭찬은 주변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그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 내 인정하고 격려하는 행위이다. 칭찬이 습관이 될 때 우리의 주변이 얼마나 따뜻한 색으로 물드는지는 쉽게 알 수 있다.이처럼 칭찬이 좋은 줄 알면서도 이렇게 말하곤 한다. 칭찬해 주면 괜히 자만심에 들떠 자기가 잘난 줄 알단 말이야 라며 칭찬에 인색함을 종종 볼 수 있다.

우리는 사회생활하면서 누구로부터 칭찬을 받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직장 상사로부터 칭찬받기란 더욱 힘든 일이다. 일례로 보통 상사의 부름은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뭘, 잘못한 거지? 란 생각이다. 나 또한 선생님으로 근무할 때 교감선생님 이나 교장선생님이 찾으면 가슴이 두근두근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외로 윗분들께서 계획서나 수업에 대해 과분하게 칭찬해 주시면 몸둘 바를 몰랐지만 그 자리를 나오는 순간 머리에 아, 그래, 나도 잘 할 수 있네, 좀더 새롭게 할 수는 없을까? 하면서 더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던 적이 있다.

가정역시 마찬가지다. 자녀들의 작은 일에도 관심을 가지고 보면 분명 잘 한 것들이 수없이 있다. 그런데 잘 한 것은 으레 그러러니 하고 넘어가기 일쑤다. 가령 부모님들도 자녀가 동생과 잘 놀아주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을 때에는 아무 관심도 쏟지 않고 안심하며 자기 일을 하시다가 싸우기라도 하면 소리를 지르고 아이를 질책하는 것이다. 그렇게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에 집중하고 관심을 쏟아온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일을 잘하고 있을 때 긍정적이고 상세한 피드백을 해주어야 사람들이 그 행동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사회가 너무나도 빠르게 그리고 자주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맡은 분야애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다 우리 대부분은 계속해서 배워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이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러울 때가 가끔 있다. 그럴때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 더 열심히 일을 잘 할 수 있다.

그렇다. 올해는 모두가 전보다 힘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교사와 학생은 언텍트 수업에 적응하여 학사일정을 운영하느라고 힘들고 사업은 사업대로 직장은 직장대로 처한 곳마다 녹녹치 않았다. 하지만 함께 여기까지 왔다. 마음은 무겁지만 그래도 옆사람에게 정말 수고했어요, 맡은 일 잘 해주어서 고맙구요 참, 그일은 너무 너무 잘 했어요 라며 칭찬을 해주자.

이성범 수필가
이성범 수필가

사람은 누구나 남보다 잘 할 수 있는 잠재능력을 몇가지 씩은 가지고 있다. 그것을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 리더의 관심은 그 능력을 이끌어 내는 촉매제가 된다. 어느 해 보다 코로나인해 힘겹게 달려온 한해의 끝자락인 12월, 머무는 그 자리가 긍정적인 면을 신장시키는 칭찬의 한마당으로 갈무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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