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윤영한 부여·서천주재 국장

필자는 미국 유학 시절 겔만 박사 (Murray Gell-Mann)의 강의를 매 학기 수강했다.

겔만 박사는 미국의 물리학자로 우주의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인 쿼크(Quark)를 발견하고 그 존재를 증명하여 1969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세계적인 석학이다.

1993년에 은퇴할 때까지 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먼과 라이벌이자 좋은 동료로 우정을 나누었으며, 물리학뿐만 아니라 생물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 박식했다.

겔만 박사의 수업 시간은 90분이었는데 처음 20여 분은 질의 응답시간으로 진행했다.

물리학,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등의 어떠한 주제도 상관없이 학생들이 질의하고 겔만 교수가 답하는 형식이었다.

교수의 일방적인 강의가 일상적인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으로서는 대단히 인상적인 수업이었다.

평소 질문을 즐겼던 나는 어느 날 질의시간을 이용해 "인생은 다름 아닌 시간과 공간의 함수인데 공간의 개념은 이해하겠으나 시간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했다.

겔만 박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본인 손목시계의 시간을 보더니 "10시 30분입니다. 다음 질문은(it is 10.30, what is next?)"하고 다음 질의자에게 순서를 넘겼다.

윤영한 부여주재 기자
윤영한 부여·서천주재 국장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단어만으로는 많이 부족한 2020년 경자년(庚子年)의 해가 저물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전 세계를 뒤덮은 것도 모자라 1년이 넘도록 기세를 더해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올 한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힘들고 지친 한 해였지만, 세월은 어김없이 흘러 2021년 신축년(辛丑年) 소띠의 해가 떠오르고 있다.

경자년의 다사다난함을 잊고 새해에는 코로나19를 극복하는 한 해, 올해와는 다른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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