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지구대에 불을 낸 범인으로 '노후 김치냉장고'가 지목되고 있지만, 정작 십수년간 제품을 사용한 경찰에서는 출처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청주상당경찰서 용암지구대 2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경찰 2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화재로 지구대 치안업무도 장시간 차질을 빚었다.

소방 조사결과 지구대 화재 발화지점은 뚜껑형 김치냉장고 후면 메인기판으로 확인됐다. 메인기판 중대결함으로 자발적 제품수거 조치가 내려진 D사 김치냉장고(2004년부터 2005년 9월 생산제품)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제품 제조일자와 모델명 등은 확인하지 못했다. 김치냉장고가 불에 심하게 타 외관상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고, 경찰 물품대장에도 기록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주상당경찰서는 "어디로부터 기증을 받거나, 방범대 등에서 사용하던 것이 남아 지금까지 왔다면 물품대장에 기록되지 않을 수 있다"며 "지구대 근무 직원이 일정기간마다 바뀌다보니 기억하는 직원도 없다"고 해명했다. 또 "매년 실시되는 물품점검에서 빠진 이유는 재산상 가치가 낮으면 등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출처모를 김치냉장고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졌다.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김치냉장고가 화재원인으로 지목된 사례는 27건(2018년 7건, 2019년 10건, 2020년 10건)이다. 이중 D사의 자발적 수거 대상 제품은 9개, D사의 다른 모델은 10개다. 출처 미상 제품도 6개가 있다.

소방관계자는 "미상으로 표시된 제품 중 일부는 뚜껑형 김치냉장고"라며 "소방 내에서도 D사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시중에 제품결함이 확인된 D사 김치냉장고 모델이 다수 있다"며 "다른 화재사고를 막기위해서라도 전수조사 등을 통해 D사 제품은 하루빨리 수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청주청원경찰서는 관내 한 파출소에서 노후 김치냉장고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 D사 측에 제품 확인 및 수거 요청을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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