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예상했지만, 입소 어르신들 끝까지 지켜 드려야죠"
입소자 돌보다 코로나 확진, 온몸으로 버틴 일주일
요양원 다음주부터 정상화, 격리된 7명 병원 이송

청주참사랑노인요양원에 대한 코호트 격리가 해제된 12일 한 환자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김명년
청주참사랑노인요양원에 대한 코호트 격리가 해제된 12일 한 환자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코호트 격리', 지난  12월 18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청주참사랑노인요양원은 아비규환의 혼란에 빠졌다. 입소자와 요양원 직원 수십명이 제대로 된 격리지침도 없이 3층 건물에 갇혀버린 것이다. 이곳 입소자들은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70~80대 노인들이 다수였다. 외부와의 접촉이 단절된 가운데 추가 확진자가 속출했다. 요양원은 스스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 했다. 결국 입소 어르신들과 동고동락 해온 요양보호사가 팔을 걷어붙였다.

노길심 보호사
노길심 보호사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은 노길심(66) 요양보호사는 3일여의 고민 끝에 다시 요양원으로 들어갈 것을 결심한다. 병원 내에 확진자가 남아있는 상황이었지만, '번 아웃' 상태에 놓인 직원들과 생존위협을 받는 입소 어르신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12월 20일 다시 병원으로 들어갔어요. 어떡하겠어요. 서로 돕고 살아야죠.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두려움은 없었어요. 남아있는 어르신들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마음 뿐 이었죠."

요양원으로 돌아간 노 보호사는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어르신들을 돌봤다. 특히 야간에는 2시간 근무, 2시간 휴식이라는 근무환경을 견디며 안전간호 및 기저귀 교체 등의 업무를 봤다.

자신의 몸보다 어르신들을 먼저 생각한 노 보호사는 결국 27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 28일 충주의료원으로 이송된다.

"예상했던 일이기에 누구를 원망하거나 하지 않았어요. 병원에 와보니 제가 돌보던 어르신들과 같은 병실을 쓰게 돼서 여기서도 이분들을 돌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온몸으로 입소 어르신들을 지켜낸 노 보호사는 청주참사랑노인요양원이 코호트격리 해제되는 날(12일) 코로나19 완치판정을 받았다.

"요양원이 코호트 격리에서 해제돼서 기뻐요. 다시 못 볼 줄 알았던 어르신들을 만날 생각하니까 설렙니다. 요양원에 복귀하면 그간 못 만난 어르신들에게 반가운 안부 인사를 전할 생각입니다."

청주참사랑요양원은 12일 낮 12시를 기해 코호트 격리가 해제됐다. 이 병원은 지난 30일부터 11일까지 실시된 5번의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판정을 받으면서 격리해제 요건을 갖췄다.

요양원 관계자는 "요양원 정상화 전 두 차례의 대대적인 방역작업을 실시하고, 대청소를 할 예정"이라며 "다음주는 돼야 시설이 정상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호트격리 조치가 끝나면서 요양원에 남아있던 입소자 5명(80대)과 간병인 2명은 인접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요양원이 정상화 되면 돌아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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