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코로나 19로 인한 전 세계가 쓰레기 팬데믹에 빠져있다. 또 하나의 골치아픈 문제거리의 한 예로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생산되는 먹는샘물이 약 44억개인 것을 감안할 때 상표띠 없이 생산 시 최대 2461t, 병마개에 라벨 부착 시 1175t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먹는 샘물 페트병은 용기 몸통에 상표띠를 부착해 수거 과정에서 폐기물이 추가로 발생하고, 상표띠를 다시 분리해야 하는 등 수거를 위한 재활용 과정 자체도 힘든 지경이다.

이는 비단 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필자는 올해 청년창업농 전문교육과 연계하여 영농폐기물 분리배출 방법에 대하여 교육을 진행했었다. 교육에 참석한 대부분의 청년창업농들은 영농폐기물 배출방법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농경지에 무단 방치하거나 노천 소각하는 사례가 빈번했고 이로 인해 농촌지역 토양 및 환경 오염요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나아가 비닐하우스 등 큰 화재로 이어져 농가의 경제 손실로 이어지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소식을 종종 듣고 있다. 그럼 농가에서 농축산물의 생산 및 품질향상을 위해 쓰여 졌던 영농폐기물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분리 배출해야 될까?

영농폐기물은 크게 농가에서 영농폐기물 공동 집하장에 반입할 수 있는 품목과 반입할 수 없는 품목 두 가지로 나눌수 있다. 폐기물 집하장에 반입 가능한 품목은 영농폐비닐인 멀칭비닐, 하우스비닐과 농약병, 농약봉지 등이며, 반입불가 품목은 재활용 가능 품목과 매립 대상 품목으로 다시 분리되는데, 재활용이 가능한 품목은 묘종판, 클립, PP끈, 차광막, PP마대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나 그중 가장 흔한 농약병은 일반페트병처럼 분리수거 되지 않고 바로 폐기되거나 무단 배출되는 등 영농페기물들 중에서도 골칫거리로 늘 대두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이제는 바야흐로 버려지는 폐기물이 자원으로 탄생되는 자원순환사회!로 바뀌어야만 미래세대에게 우리는 고개를 들수 있을 것이다.

지금껏 농업경제에 도움을 줬던 영농자재가 그 가치를 다해 전부 폐기물로 치부당하지 않고 올바르게 배출하고 분리수거 요령만 정확히 알고 있다면 우리의 삶의 터전이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 힐링존인 우리농촌이 좀 더 깨끗하고 아름다운 경관 유지 및 농촌 환경보존 뿐 아니라 찾아오는 관광객에게도 청정한 이미지로 추억될 있다. 즉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누릴수 있는 것이다.

가정의 1회용 쓰레기와 농가의 영농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통으로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생수 업계에서는 페트병에서 쉽게 분리되는 '에코 라벨'을 개발, 적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작 그 폐해가 더 심한 농약병 등 용기에는 그 시도조차 되지 않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페트병류 재활용을 위해 쉽게 분리가 되는 라벨로는 '수분리성 접착식 라벨'과 '비접착식 라벨'이 있는 바 두 가지 모두 재활용을 위한 분리를 쉽게 해 쓰레기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쉽게 폐기하거나 버려지는 농약병은 필자 개인적 의견으로는 수분리성 접착식 라벨이나 사용설명서의 의무 동봉으로 대체하는 것이 거시적으로 환경파괴를 막는데 더 유용하리라고 생각한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플라스틱재활용협회(APR·The Association of Plastic Recyclers)도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디자인 가이드를 제시했는데 이 가이드에 따르면 어떤 안료도 첨가하지 않은 페트가 가장 좋으며, 뚜껑은 폴리프로필렌이나 폴리에틸렌 등 물 위에 뜨는 소재가 적합하다고 한다. 또 라벨을 붙일 때 이용한 접착제를 제거하는 작업 비용이 가장 많은 탓에 이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한편 그 소재는 폴리프로필렌이나 폴리에틸렌이 재활용하기 쉽다고 한다. 필자가 앞서 언급한, 물에 쉽게 녹는 수분리성 접착식 라벨은 일반 접착제가 아닌 물에 잘 녹아 쉽게 분리가 되는 접착제를 활용한 것으로 현재 페트병 재활용 과정이 물을 이용한 세척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물에서 쉽게 분리되는 수분리성 접착식 라벨이 가장 선호되고 있다. 그렇게 농약용기들도 사용후 잔류농약 제거를 위해 세척시 라벨도 같이 쉽게 녹아 한번의 작업으로 재활용물자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농업·농촌이 친환경 선도역할에 충실해 주길 원한다. 질 좋고 안전한 식품을 생산해서 공급해주는 것과 쾌적하고 살기 좋은 농촌으로 있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국민들이 농업·농촌을 생각할 때 뿌듯하고, 고맙고, 정겹우며, 편히 숨쉴 수 있는 고향처럼 느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 농촌이 쓰레기 팬데믹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농촌을 유지할 때 국민들은 이 바이러스 위기속 그나마 안식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누가 도와주기 전에 우리 스스로 먼저 약속하고, 다짐하고, 실천하고, 실현해야 탈 쓰레기 팬데믹의 당위성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결코 정부와 농협등 관련 기관만의 힘만으로는 이를 이룰 수 없다. 농민과 농촌주민 스스로가 먼저 실천하고 관련기관들이 지원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영농 폐기물의 물량적인 감소도 중요하지만 혁신을 통해 최소한의 자원을 투입하는 농업 생산체계도 갖추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정밀한 농업이 되어야 하고, 스마트한 농업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혁신이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쉬워 보이고 어찌 생각하면 정말 당연해 보이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이렇게 농촌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일은 절대 만만치 않다. 우리 스스로에게 필요한 일을 꾸준히 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재활용)에너지가 농업·농촌으로 들어오게 된다. 농업·농촌과 더불어 사는 우리에게도 분명히 건강한 삶터, 일터, 쉼터가 된다. 농업·농촌이 친환경의 선도 역할을 할때 국민들은 열광적인 지지를 보낼 것이다. 언제가 끝일지 모를 코로나 19 터널속 이러한 꿈을 실천할 수 있는 연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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