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정삼철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성장동력연구부장

국내외적으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여전히 종식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거기다 충북은 지난해 과수화상병이 발병하였고, 최근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였다. 또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충북 턱밑에 까지 다가와 우리들을 더욱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이와 같은 2개 이상의 전염병이 동시에 혹은 연이어 집단적으로 나타나고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사태를 악화시키는 현상을 '신데믹(Syndemic)'이라 부른다. 이는 '동시에'라는 의미의 접두어 신(Syn-)과 '유행병'(epidemic)이라는 의미의 데믹(-demic)이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코로나19로 인해 수면 위로 확연하게 드러났을뿐 우리 사회환경은 훨씬 이전부터 이러한 신데믹의 위기적 상황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왔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충북의 상황을 살펴보면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것 같지만 이러한 신데믹 위기로부터 결코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충북의 현실상황은 코로나19는 물론이지만 조류인플로엔자(AI)가 발생하고, 지난해 전국피해의 85%를 차지했던 심각한 과수화상병 발생으로 이미 신데믹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등으로 막대한 수해피해를 경험하였고, 이전보다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초미세먼지가 여전히 도민들의 건강과 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이후 베트트셀러로 주목받고 있는 '코로나 사피엔스'에서 저명한 생태학자인 최재천 교수는 '생태와 인간'이란 주제를 다룬바 있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향후 우리 사회는 심각한 생태파괴로 인하여 3~5년마다 주기적으로 바이러스가 창궐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그리고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를 극복해 나가기 위한 전략으로 병리적 접근으로는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바이러스 백신이 필요하고, 사회적으로는 무분별한 활동을 지양하는 행동백신이 필요하며, 생태적으로는 무차별적인 생태적 파괴를 멈추고 최소화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또한, 인간의 욕망과 욕구 충족만을 추구해 왔던 자연파괴적 경제활동에서 벗어나 자연생태와 환경을 고려한 경제활동을 지향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오늘날 우리들이 직면하고 있는 신데믹 위기 상황의 봉착은 그간에 자본주의 속성에 생산적 효율성만을 추구해 온 기업들의 경제활동과 주변 및 자연환경에 대한 아무런 배려없이 무분별하게 행동을 해왔던 인간활동에 대한 사필귀정의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신데믹 위기상황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조금은 더디가더라도 근본적이고 근원적인 거대담론을 논의하고 대응전략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이에 신데믹 위기에 결코 안전하지 않은 충북지역의 현실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성찰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극복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병리적으로 일상적인 방역백신 차원에서 모든 영역에 걸쳐 주체별로 위생과 청결을 통한 전염병 및 바이러스 발생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고 차단해 나가려는 정책노력이 요구된다. 둘째, 사회적 방역백신 차원에서 예외가 없는 행동수칙을 통해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고 협력해 나가려는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생태적 방역백신 차원에서 무분별한 자연환경훼손과 생태계 파괴 및 교란을 초래하는 일체의 무차별적 개발행위를 지양하고 최소화하려는 정책노력이 요구된다.

정삼철 충북연구원 성장동력연구부장
정삼철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성장동력연구부장

만약에 일상화되고 있는 신데믹의 위기를 방치하면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적 불안을 초래하여 건강하고 안정적인 국가 및 지역성장과 발전을 저해할 뿐만아니라 더 이상의 지속가능성을 담보받을 수 없게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코로나19로 드러나고 있는 사회경제적인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위기상황을 기회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선 자연생태계 보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일상적으로 지속가능한 지역사회환경 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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