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집중 재개발… 구도심 부활 '불균형 해소'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혁신도시 대상에서 제외되며 지역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던 대전과 충남이 15년 만에 숙원을 풀었다. 시민 81만 명이 '대전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정치권이 결집하면서 지난해 3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 10월 대전혁신도시가 확정됐다. 원도심 활성화와 도시재생을 핵심으로 내세운 대전형 혁신도시는 새로운 모델이어서 관심이 높다. '혁신도시 시즌2'를 예고하고 있는 대전의 혁신도시 발전계획을 살펴봤다.

#혁신도시 시즌2 '대전형 신모델'

대전의 혁신도시 유형은 신도시 개발 위주로 건설됐던 기존 모델과 다르다. 신도시를 개발해 건립되는 혁신도시는 정주환경이 부족해 종사자는 물론 가족동반 이주를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국토부의 2018년 기준 혁신도시 가족동반 이주율을 보면 35.9%로 낮게 집계됐다.

반면 도로와 상수도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는 대전 혁신도시는 초기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조기 완공이 가능하다.

대전의 사업체와 종사자 중심점은 20년의 세월이 흐르며 원도심에서 신도심인 둔산권으로 이동한 상태. 구도심(중구·동구·대덕구)의 침체는 가속화됐다. 인구와 투자가 감소하고 건물은 노후화됐다.

대전형 혁신도시 모델은 낙후된 원도심을 중심으로 도시 내 재개발형 혁신 지구를 조성해 분권형 균형발전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대전역세권지구와 연축지구

대전시가 후보 입지를 결정하며 고려한 것은 세 가지다. 혁신거점으로서의 발전 가능성, 도시개발의 적정성, 지역 내 동반성장 가능성이다.

이렇게 해서 대전의 개발가능지역 22개 지구 중 선정된 곳이 대전역세권지구와 대덕구 연축지구다.

대전시가지 형성의 기원지, 대전역 개통과 더불어 대전의 중심지가 됐지만 저층 건축물이 전체 건축물 수의 93%에 달하는 등 노후화된 지역. 92만3천㎡(28만평), 3천507세대, 인구 7천258명이 살고 있는 곳. 대전역 주변을 일컫는 대전역세권지구다.

상권 쇠퇴와 인구 감소를 겪고 있지만 대전역세권지구는 혁신거점으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강점이 있다.

광역 및 지역 내 교통의 중심지여서 철도와 고속도로 접근성이 우수하고 지역산업 연계 및 혁신기관과의 협력이 용이하다.

대덕구에 위치한 연축지구는 15세대 38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전형적인 산업과 주거 혼재 지역이다. 연축동 24만1천700㎡(7만3천 평) 가운데 전·답 비율이 66%. 기반시설은 미흡하지만 대전시는 발전 가능성을 봤다.

신탄진IC, 회덕IC(2023) 등 고속도로 접근성이 우수하고 연구기관과 산업단지 기업과의 협력이 용이해 혁신거점이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혁신 플랫폼 구축

대전형 혁신도시의 비전은 두 가지다. 원도심 활성화와 4차 산업혁명 혁신플랫폼 구축. 우선 원도심을 활성화해 혁신도시를 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 교통, 지식산업 등 지역밀접 공공기관을 중점 유치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대전역세권지구는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대전도시철도역, 환승센터 등 교통 중심지로 철도교통 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코레일관광개발, 코레일네트웍스 등 철도교통 관련 공공기관과 중소기업 및 지식산업 관련 공공기관 유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

연축지구는 대덕특구와 연계한 과학기술 혁신클러스터로 조성할 예정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 과학기술 관련 공공기관 유치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특화산업과 연계된 공공기관을 유치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세웠다.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산·학·연 클러스터를 조성,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는 도시혁신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혁신도시 후보 입지에는 연구기관 79개, 창업지원기관 26개, 종합대학 및 과학기술대학 7개, 벤처산업단지 4개, 벤처기업 2천101개가 모여 있어 혁신클러스터 조성이 용이하다.

대전시는 대덕특구를 4차 산업혁명시대 국가 경제성장의 혁신거점으로 재창조할 구상을 현실화하고 있다.

1단계로 공공기관 이전과 정주환경을 개선하면 2단계로 이전 공공기관과 산·학·연 협력으로 시너지를 내는 지역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하고 3단계로 혁신클러스터의 광역기능 확충 및 연계 강화로 혁신클러스터 벨트화를 조성하게 된다.

혁신도시 시즌2는 시작점에 섰다. 정부가 시기와 규모, 방식을 결정하고 이전 대상 공공기관의 윤곽이 드러나면 대전시의 발전전략도 구체화될 것이다.

특화발전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 실현, 지역 내 불균형 해소. 대전 혁신도시가 침체의 늪에 빠졌던 원도심 활성화와 지역 발전에 새로운 신호탄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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