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인터뷰 - 한진희 청주의료원 수간호사
[창간특집] 인터뷰 - 한진희 청주의료원 수간호사
  • 신동빈 기자
  • 승인 2021.01.20 00:0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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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에겐 우리가 유일한 가족… 평범한 일상 꿈꿔요"
한진희 수간호사가 국민들에게 '우리 함께 조금만 힘내요'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청주의료원 제공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하루 확진자 1천명 돌파, 지난해 12월 우리나라는 최악의 코로나 확산 사태에 직면했다. 충북의 경우 병원이나 요양원 집단감염이 대부분으로, 이들은 모두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고령층 환자였다. 코로나19 대응 최일선에 서 있는 청주의료원 한진희 수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은 요양원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치료했다. 와병환자가 대부분이라 업무량은 두배가 됐지만 이들은 묵묵히 자신들의 일을 해냈다. 이에 중부매일은 창간 31주년을 맞아 코로나19 병동에서 1년 가까이 환자를 돌봐온 수간호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의료진 기다리는 환자의 애타는 마음 알기에, 한순간도 소홀할 수 없어요."

코로나19 확진환자를 간호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진희(46) 수간호사는 방호복을 입는 동안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시간공백을 꼽았다.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는 의료진에게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 '방호복으로 인한 탈진' 등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중증환자 병동은 CCTV나 활력징후 모니터로 환자상태를 파악한다. 환자에게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의료진은 방호복으로 환복하고 병실로 들어간다.

"환자가 우리를 필요로 할 때 즉각 도움을 주지 못하는 부분이 가장 힘듭니다. 기다리는 환자의 마음이 어떤지 알기 때문에 항상 마음이 무겁습니다."

올해로 24년차가 된 한 수간호사는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 확진환자를 돌보고 있다. 3개 구역으로 나눠진 병동을 하루 평균 5~7회 드나들면 몸은 금세 녹초가 된다. 특히 지난달부터 청주에서 요양원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업무량은 크게 가중됐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경증환자도 입원을 했는데, 그때는 환자분 스스로 밥을 먹는 등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와병환자가 대부분입니다. 약물투여 등 의학적인 조치 뿐 만 아니라 환자 식사를 챙겨주거나 폐기물박스를 정리하는 일도 모두 의료진의 업무입니다. 치매증상이 있는 환자분들의 경우 몸에 연결된 수액을 갑자기 잡아당기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방호복을 급히 챙겨 입고 병실로 뛰어갑니다."

치매증상이 있는 확진환자의 경우 일반 환자들보다 2~3배 손이 많이 가는 탓에 지칠 법도 하지만 한 수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은 더 큰 정성으로 환자를 대하고 있다.

"어린아이처럼 가족을 찾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병원에서는 여건상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보니 환자들에게 우리가 가족이 돼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의료진을 믿지 않는 일부 환자들 때문에 뜻하지 않은 고초를 겪기도 한다.

"해외에서 입국한 한 환자분이 입국 전에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었는데, 왜 여기(우리나라)서는 양성이냐며 양성판정을 믿지 않으셨어요. 위협적인 행동을 해서 의료진이 고생한 기억이 있습니다. 환자가 의료진을 신뢰하고 치료를 잘 받아야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는데 감염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치료에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청주의료원 6병동 한 수간호사가 코로나19 확진자 병실에 들어가기 전 약품 처치및 손 소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발생도 의료진의 힘을 뺀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익숙한 병원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은 아직 낯설다.

"환자분의 상태가 악화되면 가족분들을 병원으로 부르는데, 안전 등을 이유로 CCTV로 임종을 지켜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슬퍼하는 유가족들의 모습을 지켜보면 가족들 생각에 눈시울이 불거지곤 합니다."

한 수간호사는 고입을 앞둔 쌍둥이와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엄마의 보살핌이 절실할 때지만, 가족들의 서운함을 뒤로 하고 병원을 지키고 있다.

"집안일에 손 뗀지 오래된 것 같아요. 그 몫은 다 남편이 감당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병원 이모들밖에 모른다고 서운해 하기도 합니다. 최근 5인 이상 식사모임이 금지되면서 휴일 가끔 하던 외식도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배달음식으로 마음을 달래보지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청주의료원 6병동 한 수간호사가 코로나19 확진자 병실에 들어가기 전 약품 처치및 손 소독을 하고 있다. 

가족과의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한 수간호사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꿈이 현실로 온다며 시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백신접종이 2월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정말 고지가 얼마 안 남았습니다. 우리 모두 조금만 힘내서 멋지게 코로나19를 극복했으면 좋겠다."

인터뷰 내내 '미안하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자신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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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이 2021-01-20 19:27:33
너무 훌륭하네요 우리모두 조금만 힘냅시다.

2021-01-20 19:19:40
짱입니다... 충북에서 의료원이 없으면 어쩔뻔,,,,,감사감사

혜인 2021-01-20 19:17:58
일선에서 일하는 모습이 참 존경스럽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한아름 2021-01-20 19:06:18
멋있습니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