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한 방향 걷기' 가까운 공원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현수막 문구다.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사람들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의 하나다. 길거리 등에서 방향에 구애없이 자유롭게 이동하다 보면 보행자들끼리 부딪힐 수도 있고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코로나19 감염자와의 예기치 못한 접촉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방향 걷기'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거리나 공원 등지에서 사람들의 이동행태는 각양각색이다. 길 가장자리로 우측이나 좌측통행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양반이다. 심지어 길 가운데로 다니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다보니 사람들간의 이동 동선은 서로 꼬이고 마주 오는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으면 부딪히기 십상이다.

'한 방향 걷기'라는 현수막 문구가 무색할 정도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는 '보행자 우측통행'을 시행하고 있는 국가라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우측통행 역사는 1905년 고종 황제 칙령 선포로 시작됐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보행자 좌측통행으로 바뀌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2011년부터 우측통행시대를 본격적으로 다시 열게 되었다.

김학수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br>
김학수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우측통행'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의 보행기준을 '좌측통행'으로 인식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아마도 학창시절 교실 복도나 계단마다 적혀있던 '좌측통행 철저'라는 문구에 너무나도 익숙해진 탓이라 생각된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모두 '우측통행'을 생활화하여 '한 방향 걷기'에 적극 동참하자. 차도 옆에 마련된 인도에서의 안전보행 등 교통사고로부터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는 물론이고 언제까지 계속될 지 모르는 코로나19의 감염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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