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하얀 소띠의 해 신축(辛丑)년을 맞아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상서로운 징조의 반려가족 횐 소에게 땅위에서 풀리지 않는 암담한 상황들을 인간의 마음을 모아 말씀 올리오니 꼭 살펴주시길 간절히 소원합니다.

지난 2020년 한 해에는 간교한 흰 쥐(庚子)가 가공할만한 전파력과 살생력을 가진 공포의 코로나(Covid19)를 지구의 곳곳에 풀어놓아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의 수렁으로 밀어 넣어 수천만이 목숨을 걸고 그 병마와 싸우다가 벌써 수백만은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유비무환의 슬로건 내걸고 70억 대가족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첨단 의료장비·시설에 만병의 특효약까지 개발함을 자랑하는 인간의 능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너무도 허술한 준비상황에 화가 난 코로나가 폭염과 엄동에도 멈출 줄 모르고 발광을 떨고 있습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면서 미생물의 역병 하나 어쩌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다가 발등의 불이 너무 뜨거워 하나뿐인 삶을 놓아버리는 이들이 차고도 넘쳐 염치불구하고 호랑이도 쓰러뜨린다는 당신의 그 튼튼한 뿔과 우직한 힘을 믿고 구원을 요청하오니 우레 같은 포효경고와 힘찬 네 굽과 거센 뿔로 지구 밖으로 쓸어내 주시길 기원합니다.

태초에 오직 인간만을 위해 창조되었다는 당신의 권능으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미련 하나로 손 놓고 주저앉은 이 불쌍한 한 인간들 좀 일으켜주시길 천생의 반려가족이라는 연으로 간곡하게 부탁합니다. 그리하여 일그러진 얼굴 환하게 펴고 안전한 일상 즐겁게 열어가는 평화의 하얀 소 당신의 베풂에 감사하는 한 해가 되기를 온 인류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올립니다."

"정말 염치에 눈치도 없는 인간들이구나. 얼마 전만해도 한 지붕 아래 외양간 만들어 밥상 따로 차려주며 한솥밥 식구된 걸 자랑하고, 세수시키고 머리 빗겨 놀이터로 보내줘서 여간 고맙지 않았었는데.

그 사랑에 감동해서 아침 일찍부터 해 지도록 힘든 일 마다않고 같이 땀 흘리며 밭 일구고 논 갈며 짐 나르고 거름 만들어 풍년 꿈 이루며 세쌍둥이 낳아 살림까지 불려줬는데, 당신들 그 허황된 욕망은 정말로 대단하군.

말 나온 김에 한 마디만 더 하지요. 고생 안시키고 키우겠다는 간교한 욕심쟁이들이 먹이고 잠만 재우니 운동 부족의 고도비만 만들어 영양식이라며 잘도 씹어 먹더군. 집 잘 지켜준 개 잡아 보신한다고 삶아먹는 것과 다를 게 하나도 없데. 에끼 나쁜 것들 같으니라고! 정주고 마음 주고 몸까지 다 줬는데 뭘 더 달라는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닌데.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내 본적이 채식동물이라서 풀 먹고 물마시며 면역력 키워 천연항체 만들어 줬었는데, 할아버지 때부터는 죽지 못해 먹은 음식이 내살 깍은 인공사료라 광우병에 브루셀라 같은 에코데믹 만들어 우리족속 수억 마리를 생매장시킨 것 벌써 잊었나? 천연두가 사라졌으니 그 예방약 우두가 내 몸 살라 만든 것은 더 까마득할 테고, 당신들이 내게 지어준 호가 우보천리 아닌가. 나도 한 말이 있으니 금시발복은 곤란하고 조금만 더 참고 노력해보게. 꼭 이루어질 걸세. 신축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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