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검사하는 의료진. /연합뉴스
코로나19 검사하는 의료진. /연합뉴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만 1년이 됐다. 유행과 진정세를 반복하며 우리 국민들에게 새로운 감염병에 대한 공포를 제대로 심어주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해외 주요국에 비해 직접적인 피해규모는 크지 않지만 경제적 파장 등을 감안하면 떠올리기조차 싫은 국가적 재앙이다. 백신개발에도 그 기세는 여전해 올해도 상당기간 코로나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다만 겨울철을 맞아 시작된, 가장 혹독했던 3차 대유행이 일단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여져 희망이 끈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의 위력이 남달랐던 것은 감염 피해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전, 후로 시대를 나눌 정도니 그 영향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코로나의 그늘은 마스크를 비롯한 거리두기, 비대면과 온라인 생활, 소상공인들의 위기와 4차산업혁명 가속화 등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인간관계 등 사회적 구조를 바꾸고 방역수칙 준수가 선진 시민의식의 잣대로 평가받기에 이르렀다. 또한 제반 방역정책과 백신확보 여부가 나라의 이름값을 좌우하게 됐다.

이같은 코로나19는 다시 되풀이되서는 안될 일이지만 악몽은 우리주변 가까이에서 맴돌고 있다. 20년만의 혹한으로 기록된 급작스러운 올 겨울 날씨는 기상이변이 기상위기로 한단계 올라섰음을 확인시켜줬다. 따지고 보면 앞선 수십년간 겨울은 조금씩 사라져갔다. 그에 대한 작은 반작용에 적지않은 인류가 몸살을 앓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 다른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촌 곳곳이 생존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런 기후위기는 생태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기존의 것이 무너지고 새로운 생태계가 등장하게 된다.

위기와 변화가 만드는 세상은 우리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을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 단숨에 그리되지는 않겠지만 그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코로나19를 이겨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엄청난 양의 일회용쓰레기를 더 배출했다. 산업구조 개편으로 성공 가능성이 커진 '탄소중립(0)'으로는 부족하다. 이미 지구를 덮고 있는 쓰레기만으로도 생태계의 경고신호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아직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지만 코로나19 역시 생태계 교란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게 일반적인 추론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생태계를 향한 자세를 바꾸지 않으면 '제2의 코로나19'가 일어날 수 있다. 코로나19에서 효과를 보인 국가간 장벽이나 개인간 거리두기로 막을 수 없는 상황도 가능하다. 물론 코로나19 경험은 인류에게 큰 힘이 된다. 비슷한 감염병에 훨씬 쉽게 대처하고 백신개발과 접종 등에서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다. 당장 코로나19 만으로도 전전긍긍하는 판에 너무 앞서는 것일 수 있지만 일이 벌어진 다음에는 모든 게 늦다. 코로나19의 아픔이 남아있을때가 제2의 사태를 막을 가장 좋은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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