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성범 수필가

2021년 신축년 새해가 힘차게 밝았다. 올해의 화두는 고난극복과 협력을 사회에 주문하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협력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자신이 머물러 있는 자리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소통과 공감이 이루어 져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은 말은 많은데 대화는 적다. 사람들이 듣기를 싫어해서??말하는 사람은 많고 듣는 사람은 적다는 것이다. 들을 줄 모르면 감격할 줄도 모른다.?듣는 귀가 없으면 마음이 열리지 않는다. 마음이 열려야 모든 것이 소통된다. 먼저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내가 옳든지 상대방이 옳든지 가려내려고 들지 말고 우선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가 어떤 관점에서 어떤 감정으로 이야기하는지 들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주장을 이해하려고 한다고 해서 내주장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복잡하고 자신이 상처받고 부당한 취급을 받을 수도 있고 상대방도 똑같이 상처받고 화나고 부당한 취급을 받는다고 느낄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각자 지닌 정보와 해석방법이 다르게 때문에 견해가 서로 달라지는 것이며 양쪽 모두 옳을 수도 있다.

우리는 대화를 나누면서 각자가 인식하는 사건의 진실이 다 있다. 의견이 다르다는 것이야 문제 될 것이 없지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인식차이가 크고 그것이 필연적으로 논쟁으로 이어지고 서로가 상처받는 일로 번진다면 문제가 된다. 누구든지 기분이 좋을 때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른 법이지 하거나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지 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어다보면 그것은 진심이 아니다. 우리의 미음 깊은 곳에서는 상대방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의견차이가 없는 척 할 수도 없고 그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닌 척 할 수도 없고 아무래도 상관없는 척 할 수도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우리는 것이다. 상대방으로부터 뭔가 할 말이 있다는 신호를 받았다면 그 말을 하도록 만든 것은 자신의 몫이다. 그런 신호는 단순한 형태로 나타난다. 상대방이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안 하거나 언성을 높인다면 그 사람에게는 뭔가 할 말이 있다고 보면 된다. 상대방의 이런 감정을 풀어주지 않으면 나중에 큰 문제로 발전 할 수 있다.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들을 준비가 되어있음을 보여주고 대화를 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해 줄 정보를 찾아내고 그 정보를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방법으로 해석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옳았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우리는 자기결론을 자기입장에서 자기이익을 위해 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자신도 모르게 편향된 인식을 만들어 내는 경향은 어떻게 보면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때로는 위험할 수 도 있다.

이성범 수필가
이성범 수필가

그렇다. 현대는 누구나 그 분야의 전문가이다. 나름대로 자기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러기에 누구에게나 배울 것이 분명있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데해 진심으로 배우려는 자세로 듣고 대화하는 것이다. 지금도 뇌리를 스친다. 베른트 페세츠리더는 '배우려는 자는 들어야 한다. 자기 이야기만 하면서 배울 수 있는 건 없다. 고 역설했다. 그 말이 새삼 마음에 와 닿는다. 모쪼록 올해는 서로 서로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며 배우고 섬기려는 마음으로 한해를 열어갔으면 한다. 이렇게 될 때 우리사회는 조금 더 웃음이 넘칠 것이며 행복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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