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직장인 A(43)씨는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한달동안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는 소식에 가입했다. 그러나 한달여의 무료 서비스가 제공된 이후 유료서비스가 자동 결제되며 환불 문의를 남겼으나 돌아온 답변은 '환불 불가'였다.

A씨는 "한달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소식에 회원가입을 했으나 이후 한달 뒤 강제로 유료서비스 가입이 되면서 당혹스러웠다"며 "환불 문의를 했으나 약관에 명시했다는 고객 센터의 답변에 난감함을 감출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집콕(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집 안에서 생활하는 것)족이 늘어나면서 영화나 음악 등의 디지털 콘텐츠 온라인 구독서비스 이용자의 피해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일부 디지털 콘텐츠 정기결제 서비스의 경우 사업자가 소비자의 청약철회를 제한하거나 해지 시 잔여대금을 반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한국 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18년~'20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접수된 콘텐츠 관련 소비자 불만·피해 상담은 총 609건이다. 품목별로는 '영상'콘텐츠가 22.3%(136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교육' 18.6%(113건), '게임' 16.7%(102건), '인앱 구매' 13.0%(79건), '음악·오디오' 3.3%(20건) 등이다.

소비자 불만·피해 유형별로는 '계약해제·해지·위약금' 관련 상담이 35.8%(218건)으로 가장 많았고, '청약철회 제한' 16.1%(98건), '계약불이행' 11.3%(69건), '부당행위'9.4%(57건), '가격·요금·수수료' 5.7%(35건), '품질·AS 미흡' 5.3%(32건), '약관·표시·거래관행' 4.6%(28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중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월 단위 정기결제 방식으로 디지털 콘텐츠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 25개 앱의 거래조건을 조사한 결과, 18개 앱이 청약철회를 사실상 제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6개 앱은 약관에 '구매일로부터 7일 이내에 청약철회가 가능하다'고 규정하면서도 '구매 후 사용내역이 없을 경우'로만 조건을 한정해 청약철회를 제한하고 있었다. 또한 12개 앱은 플랫폼의 환불 정책을 따른다고 고지해 청약철회 가능 기간을 2일로 제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조사대상 25개 앱 가운데 소비자가 구독를 해지할 경우 해당 월의 사용하지 않은 잔여기간에 대한 대금을 환급해주는 앱은 4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21개 앱은다음 결제일에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도록 해 소비자가 해지 의사를 표시한 후 더 이상 콘텐츠를 이용하지 않아도 미사용 잔여기간에 대한 대금을 환급받을 수 없었다.

아울러 이용대금, 약관조항 등 계약의 중요한 사항이 변경될 경우 이를 소비자에게고지하는 의무를 약관에 규정하고 있는 앱은 23개였다. 나머지 2개 앱은 소비자에게 약관을 수시로 확인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거나 아예 한글 약관이 존재하지 않는 등 중요사항 변경에 대한 고지의무를 명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콘텐츠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약관상 소비자의 청약철회권을 보장하고, 정기결제 해지 시점을 기준으로 잔여기간의 대금을 환급하며, 중요사항 변경 시 고지의무 조항을 포함하는 등의 자율시정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