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경로당 인터넷 설치율 16% 불과
온라인 교육 받고 싶어도 인프라 '태부족'

1일 청주시 상당구의 경로당에서 한 노인이 현관 앞에 붙은 시설폐쇄 공지를 보고 있다. /김명년
1일 청주시 상당구의 경로당에서 한 노인이 현관 앞에 붙은 시설폐쇄 공지를 보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지난해 초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는 역설적이게도 디지털 기술의 폭넓은 활용을 앞당기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감염 우려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사회 전 분야에서 비대면 시대가 도래했다. 디지털 기기를 보유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조작할 수 없으면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세상에 대응할 수 없게 됐다. 이런 디지털 정보 격차는 노인층에서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중부매일은 노인들이 겪는 디지털 정보 격차의 현황과 그로 인한 문제점, 해결책을 3차례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코로나19 사태는 디지털 정보 격차로 인해 노인층이 겪는 극심한 피해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가 엄습하기 전에는 노인들의 정보 격차는 서서히 해결해야 하는 순차적인 사화적 과제로만 여겨왔었다.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서는 노인들의 정보 격차가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노인들의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한 디지털 교육은 턱없이 부족한 온라인 인프라로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1일 (사)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충북도내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28만8천148명이다. 이는 전체 도내 인구 160만837명의 18%를 차지한다. 

1일 청주시 상당구의 경로당에서 한 노인이 현관 앞에 붙은 시설폐쇄 공지를 보고 있다. /김명년
1일 청주시 상당구의 경로당에서 한 노인이 현관 앞에 붙은 시설폐쇄 공지를 보고 있다. /김명년

도내 11개 지자체 중 중 7개 시·군(제천, 보은, 옥천, 영동, 괴산, 음성, 단양)은 고령화율이 20%를 넘었다. 보은, 영동, 괴산, 단양 4개군의 고령화율은 30%를 넘어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도내 노인들 중 경로당 이용 인원은 17만3천224명에 달한다. 전체 노인의 60.1%가 경로당을 노인여가복지시설로 활용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자택을 제외한 노인들의 '제2 주거지'라고 할 정도로 이용 빈도가 높은 경로당의 디지털 정보 접근성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도내에는 4천183개의 경로당이 있다. 이들 중 인터넷이 설치된 경로당은 겨우 668곳에 불과하다. 인터넷 설치율이 고작 16%다. 와이파이(Wi-Fi) 역시 630곳에 그쳐 15%의 설치율을 보였다. 

지역별 경로당의 인터넷 설치율을 살펴보면 ▷청주시 상당·서원구 2.2% ▷청주시 흥덕·청원구 1.5% ▷충주시 3.3% ▷제천시 17.8% ▷보은군 1% ▷옥천군 1.3% ▷영동군 100% ▷증평군 100% ▷진천군 12.4% ▷괴산군 2.1% ▷음성군 4% ▷단양군 26.5%를 기록했다. 

와이파이 설치율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그나마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설치율을 보인 증평군과 영동군을 제외하면 도내 경로당의 인터넷 설치율은 10%대 밑으로 곤두박질친다. 

이처럼 경로당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바닥을 면치 못하면서 노인들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은 시도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정보 접근성을 우선 해결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엄영숙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장은 "경로당이 휴관되면서 노인들 대다수는 경제적 어려움 뿐만 아니라 건강·정서적으로도 매우 힘들게 코로나와 싸우고 있다"며 "정보격차는 경제, 장애, 노화, 교육 수준 등에서 일어나지만 그 중 고령층이 더욱 심각하며, 정보에 취약한 노인들이 불평등한 대우를 받지 않고 당당하게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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