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26일 청주시교육지원청 입구에서 방문객들이 QR코드 전자출입명부를 이용하고 있다. 각 공공기관 둥에서는 출입자 확인과 발열검사를 강화하면서 차단방역에 나서고 있다. / 김용수
QR코드 전자출입명부 관련 자료사진. / 중부매일DB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노인들의 디지털 정보 격차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존 위협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를 불편한 이웃처럼 여겨야 하는 시대를 맞는 상황에서 디지털 정보 습득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기를 익숙하게 다뤄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서 디지털 정보 서비스 제공은 기본이다. 하지만 교육, 생활, 보건 등 생활전반에서 비대면 시대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디지털 불평등은 필연적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

디지털 불평등은 디지털 기술 활용 역량이 부족해 경제, 사화, 문화적 혜택에서 소외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온고잉(Ongoing) 코로나' 시대에서의 디지털 불평등은 더욱 극명해지고 있다. 특히 노인층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경로당의 휴관으로 노인들은 고립감을 비롯해 우울,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경로당은 노인들이 집보다 더 시간을 보내는 여가복지시설이다.

가뜩이나 디지털 기술 사용이 미숙해 집 밖 생활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로당은 노인들의 유일한 대안이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필수요건인 디지털 정보 습득에서도 경로당은 최상의 교육공간이다.

하지만 충북지역 경로당의 디지털 정보 환경은 최악이다. 도내 경로당 4천183개소 중 668개소(16%)에만 인터넷이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와이파이 역시 비슷한 설치율로 바닥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비대면 교육이 사회 전 분야에서 자리잡는 상황에서 경로당만 여전히 아날로그 시대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정보를 기반으로 한 사회체계를 이해하기 어려운 노인들은 반복학습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경로당의 인터넷 및 와이파이 설치는 필수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대면교육의 한계를 인터넷을 활용한 비대면 원격 화상 교육으로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비대면 중심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역량강화 교육이 활발하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서 노인들은 여전히 디지털 정보 격차에서 뒤떨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경로당의 디지털 정보 접근성이 취약한 탓에 노인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제대로 활용할 수도 없다. 코로나 시대의 기본인 QR코드를 활용한 전자출입명부의 이용법조차 습득하지 못한 노인들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노인들의 디지털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인터넷에 접속할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홍석호 청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들을 위해서는 디지털 접근성 및 역량을 향상 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역사회 내에서 노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경로당과 같은 장소에 와이파이 조성 확대, 정보기기 활용을 위한 인터넷 비용 지원, PC,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기기 구입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인의 일상생활 속 디지털 역량 향상을 위해서는 노인의 특성에 맞춘 생활 밀착형 교육이 중요하며, PC 중심의 교육이 아닌 실용성이 높은 스마트폰 활용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돼 체계적으로 제공돼야 할 것"이라며 "예컨데 노인 일자리 등 정부재정일자리를 활용해 찾아가는 전자기기 교육과 같이 찾아가는 동년배 간의 학습, 대학생, 전문강사, 전자기기 관련 기업 은퇴자와 연계한 노인 스마트폰 사용 맞춤형 교육이 경로당, 노인복지관, 주민센터 등에서 실시된다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