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서 하늘까지' 실종자 수색·화재 화점 파악한다
도소방본부 신속기동팀, 전국 첫 이동형 영상관제시스템 운영

(왼쪽부터) 유재욱 소방위, 박국진 소방장, 박상인 소방위가 이동형 영상관제시스템 운용차량 앞에서 '가장 앞선 소방드론 기술력으로 충북도민의 안전을 책임질 것'을 약속하고 있다. /신동빈
(왼쪽부터) 박국진 소방장, 유재욱 소방위, 박상인 소방위가 이동형 영상관제시스템 운용차량 앞에서 '가장 앞선 소방드론 기술력으로 충북도민의 안전을 책임질 것'을 약속하고 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충북도소방본부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소방드론 이동형 영상관제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에 중부매일은 드론 통제차량을 운영 중인 119종합상황실 신속기동팀 박상인(38) 소방위, 유재욱(39) 소방위, 박국진(39) 소방장을 만나, 소방드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소방드론은 재난발생 초기 및 대형재난 상황 시 현장대응체계를 확립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전파성·운용거리·운용시간 등 드론시스템의 단점 탓에 활용에 큰 제약이 있었다. 충북도소방본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이동형 영상관제시스템을 도입했다.

드론 영상관제시스템은 운용차량, 관제시스템, 드론으로 나뉜다.

특수제작 된 운용차량에는 관제시스템과 다수의 드론을 탑재할 수 있다. 현장에서 작전회의를 할 수 있는 회의공간도 마련돼 있다. 관제시스템은 영상 관제용 서버 16채널과 영상송신장치(2대), 영상수신장치(35회선)로 이뤄진다. 드론은 180배 줌과 열화상 탐지가 가능한 카메라가 부착된 Matrice 210 기종과 Mavic 2, XeFi가 있다.

박상인 소방위는 "이동형관제시스템이 도입되기 전까지 충북소방의 드론활용도는 전국 하위권이었다"며 "소방 내 드론 동호회에서 자율적으로 배우고 개인장비를 현장에서 활용해보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동호회 수준에 그쳤던 충북소방의 드론활용능력은 김연상 본부장을 중심으로 한 도소방본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전국 최고수준으로 올라선다. 몇 달 만에 전국 소방대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러한 위상변화는 소방청의 러브콜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11월 24일부터 26일까지 대구에서 개최 예정인 소방청 주관 국제소방박람회 때 소방드론영상관제시스템이 전시될 예정이다. 충북만의 드론관제시스템이 전 세계에 소개된다.

전국 최고의 장비를 운영하는 대원들의 능력도 남다르다. 화재현장, 실종자 수색 등 재난환경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박국진 소방장이 소방드론을 운용하고 있다. /충북도소방본부 제공
박국진 소방장이 소방드론을 운용하고 있다. /충북도소방본부 제공

지난해 여름, 갑작스러운 용담댐 방류로 충북 영동군 양산면 일대가 물에 잠겼다. 당시 천식을 앓고 있던 A군은 할머니댁에 놀러왔다가 건강이 악화됐다. 하지만 고립된 마을에서 평소 복용하던 기관지 확장제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이때 박국진 소방장이 마을 반대편에서 드론을 띄웠다.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긴 탓에 지형지물을 활용한 위치파악이 어려웠지만, 박 소방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확장제를 실은 드론은 5분여의 비행 끝에 요구조자에게 무사히 도착했고, A군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화재현장에서도 드론이 투입되면서 기존보다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해지고 있다.

박국진 소방장은 "대형건물 화재 시 화점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려웠는데, 드론이 현장에 투입되면 상공에서 촬영한 열화상 영상을 보고 화재원점을 정확히 찾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이 번져나가는 양상을 확인하고 확산을 막는데도 드론의 역할은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신속기동팀은 총 136건 출동, 76건(화재 48·구조 28)을 처리했다.

전국 최초라는 타이틀을 따낸 충북소방의 드론은 2021년 더 전문화된다.

도소방본부는 메탄가스 등 유해물질 9가지를 동시에 탐지할 수 있는 특수장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도내 12개 소방서에 각 1대의 드론을 추가 도입해 운용폭도 넓힌다. 드론 활용을 위한 인력양성도 병행된다. 교육훈련을 위한 드론시뮬레이터 장비 보급, 관련 교육 적극 지원도 추진된다.

유재욱 소방위는 "시각정보 위주의 드론운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까지 수집할 수 있는 기술 고도화가 필요하다"며 "지상과 공중의 소방이 연합해 작전을 수행하는 시스템 구축 역시 충북소방이 선제적으로 이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북소방은 소방헬기와 소방드론을 본부상황실에서 통합 관제하는 소방헬기드론통합관제센터 구축을 준비 중이다. 상황실에서는 항공운항관리사가 드론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드론 운영을 위한 행정적 절차도 전담하게 된다. 이밖에도 드론산업육성정책에 따라 공무상 드론운영 중 발생하는 사고에 대한 책임면제 부분도 제도화 될 계획이다.

박상인 소방위, 유재욱 소방위, 박국진 소방장은 "우리의 드론운영시스템이 타 시·도의 지침서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충북소방이 국내 소방드론산업을 이끌 수 있도록, 끈임 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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