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초읽기'… 효능 안정성 주목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미국, 영국 등 세계 곳곳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이어 국내에서도 이달 말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무료접종을 실시한다. 정부의 백신 접종 일정 발표로 올해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기대감이 오르고 있는 찰나 최근 백신 중에 하나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효능 논란이 일면서 국내에서도 기대과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 편집자

설 연휴를 보낸 뒤인 이달 말 전 국민의 관심사인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충청권의 경우 1분기 의료기관 종사자 등을 시작으로 충북 135만명, 충남 179만명, 대전 123만명, 세종 27만명을 대상으로 순차적 무료 접종을 실시할 방침이다.

백신 일정이 발표되면서 백신의 안정성과 효능에 많은 관심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인체 내 면역세포를 자극시켜 바이러스를 중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만들어진다. 이 중화항체가 침입한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것이다.

독감은 타미플루라는 확실한 치료제가 있는 반면 아직까지 코로나19는 뚜렷한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국민 1천만명에게 접종한 영국에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모두 안전하다는 추가 데이터가 발표돼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65세 이상에도 효과가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온 것이다.

현재 국내 들어온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모더나, 화이자 등 4가지로 각 백신은 냉장보관 및 초저온 보관돼 유통된다.

예방접종은 이달말부터 9월까지 3분기로 나눠 진행되며 각 지자체는 정부의 백신 수급 계획에 맞춰 모더나,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접종에 필요한 백신 물량을 순차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각 지자체별로 백신 접종센터를 선정하면서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충북 11개 시·군은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를 모두 선정했다.

청주시는 상당구청 3층 스포츠센터, 청주체육관, 장애인스포츠센터, 흥덕구청 2층 강당 등 4곳을 후보지로 정했다. 이어 충주 실내체육관, 제천체육관, 단양 다목적체육관, 음성 실내체육관, 진천 화랑관, 증평 청소년수련관, 괴산문화체육센터 등이 후보지에 선정됐다. 보은군, 영동군은 각 보건소에, 옥천군은 생활체육관에 각각 접종센터를 설치한다.

대규모 접종, 거리두기를 위해 충분한 공간과 면적이 확보된 실내체육시설 등 공공시설을 접종센터 후보지로 정한 것으로 사정에 따라 접종센터 후보지는 바뀔 수도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피해 확산 감소와 지역사회 집단면역 확보를 위해 추진되는 이번 코로나19 예방접종은 1분기에 요양병원, 요양시설, 코로나19 환자, 1차 대응요원 등 3만명에게 아스트라제네카를, 2분기에 노인재가 복지시설, 65세 이상, 의료기관 등 31만7천명에게 얀센·모더나를, 3분기에 만성질환자, 성인 18∼64세, 경찰·소방 등 100만3천명에게 화이자를 접종할 방침이다. 18세 이하 및 임신부는 임상시험 미실시로 접종대상에서 제외된다.

백신 공급 순서와 공급량에 따라 예방접종 우선순위는 변동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해외에서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국가가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백신 효능 자료가 충분치 않다며 65세 미만에 대해서만 접종을 권고한 것이다.

벨기에의 경우 접종 연령을 55세 미만으로 낮추기 까지 했고 특히 스위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승인을 아예 보류하고 추가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노르웨이는 65세 이상에게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인 발표까지 마쳤다.

이런 논란이 일자 국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두 번째 전문가 자문 단계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를 열었는데, 회의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만 18세 이상에는 허가하지만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해서는 추후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이 역시 만 65세 이상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과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으므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식약처는 최종점검위원회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걸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 범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회의의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서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허용 결정이 나면 현재 계획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지만, 만약 불허 결정이 나면 계획 자체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다.

해외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조차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단 결론을 내려 쉽게 결론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식약처의 마지막 심의인 최종점검위원회의 일정도 잡히지 않은데다 질병청의 예방접종위 결정까지 남아 시간이 아주 촉박하다. 백신접종이 시작부터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정부는 이달 말부터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의사·간호사·병원 종사자 등 의료진과 65세 이상 고령층이 다수인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등을 상대로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중 코로나19 의료진은 백신 공동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확보한 화이자 백신을, 고령층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는 것으로 거의 가닥이 잡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 불가 결정이 날 경우 초기 접종 계획은 틀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의료진만 우선 접종을 받고, 고령층에 대해서는 모더나 등 다른 백신이 들어오는 시점까지 접종을 늦춰야 할 수도 있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 결정이 나도 효능를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접종 과정에서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고령층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된 영국 등의 데이터를 미뤄볼 때 국내 접종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동희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은 "국내 전문가들이 65세 이상에도 허용하되 자료의 한계가 있으므로 신중히 고려하라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규제기관이 허가 여부를 결정하고 나면 질병청에서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실시해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절차와 방법을 정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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