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혁신도시 청소년 두드림센터 전경
충북혁신도시 청소년 두드림센터 전경

인구 불균형 등으로 인해 농촌마을을 중심으로 한 군(郡)지역 등의 문화기반이 취약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화는 커녕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 활동할 수 있을 만한 변변한 시설조차 없는 게 보통이다. 기초지자체 전체를 통틀어 봐도 문화예술회관 정도다. 그것도 어느 정도 사람들이 모여사는 읍(邑) 지역은 나은 편이지만 면(面) 단위로 가면 눈씻고 찾아봐도 없을 지경이다. 민간으로 영역을 넓혀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다 보니 열악한 문화환경이 인구유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도시지역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이같은 문화환경은 청소년을 비롯한 주민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문화뿐 아니라 체육시설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취미 등 동호인 활동에도 걸림돌이 된다. 다목적 복합시설만으로도 해당지역 주민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귀농·귀촌 촉진은 물론 농촌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읍·면 지역에 보다 많은 문화시설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설설치는 물론 유지비용이 적지 않다. 이용자도 한정돼 선뜻 짓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점이 뒤따른다.

지난 2일 충북 진천·음성이 손잡고 만든 혁신도시청소년두드림센터가 문을 열었다. 진천과 음성 외에도 인접 증평, 괴산군까지 중부4군 공유도시의 작품이다. 혁신도시내 덕산청소년문화의 집 2층에 연면적 742㎡ 규모로 지어졌다. 해당 지역은 물론 인근 청소년들도 이용할 수 있고 카페, 과학활동실, 미디어활동실, 음악연습실, 밴드실 등이 들어섰다. 또래들과 어울리며 자기계발은 물론 생각을 나누고, 힘을 모아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등 청소년문화의 둥지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곳에 마련된 프로그램들을 보면 이같은 시설의 중요성이 확연해진다. 로봇·코딩·3D프린팅 등을 이용한 청소년메이커스, 밸리댄스, 영어토킹클럽, 창의력 개발 뚝딱이공작소 등이 운영된다. 추가로 더 많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벌써부터 얘기되고 있다. 이번 사업을 같이 한 이들 4개군 공유도시는 국립소방병원 유치 당시 첫 선을 보였다. 이제 그 공동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번 경우가 다른 분야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 처음이 어렵지 이를 이어가는데는 그리 큰 힘이 들지 않는 법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비슷한 사례가 충북도내 남부3군에서 진행중이다. 옥천군 청산면의 '남부3군 생활SOC 복합화 사업'이다. 국민체육센터와 공공도서관에 목욕탕이 별도로 들어선다. 무엇보다 옥천 청산과 청성면, 보은 마로면, 영동 용산면 등 3개군 4개면이 혜택을 입는다. 바로 접한 이 지역들은 해당 군에서도 벽지(僻地)로 여러 면에서 부족한 게 많다. 이제 계획단계로 갈 길이 멀지만 기대를 거는 이유다. 여건만 탓해서는 얻을 게 별로 없다. 공동사업을 통해 스스로 균형발전을 이루는 모습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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