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평가하는 일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 특히 큰 인물이냐, 작은 인물이냐 하는 인물의 ‘그릇론(論)’일 경우엔 더욱 그러하다.

최근 보은주민들은 내년 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딜레마에 빠진 것 같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후보군들 중에는 침체의 늪에 빠진 보은군을 구할 수 있는 마땅한 군수감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선거를 앞두고 이런 말이 나돈다는 것부터가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보은에 ‘인물다운 인물’이 없음을 한탄하고 있다.

외부에서 ‘군수감’을 영입할 수 도 없는 것이 현실이고, 이들 중에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선택해야 하니 한결같이 답답한 모양들이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지역 일각에서 차기 군수후보로 황소를 출마시키는 것이 어떠냐는 다소 자조적인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후보군 가운데 누가 당선돼도 칙칙한 보은의 미래는 불보듯 뻔하다”며 차라리 황소를 출마시키자고 역설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황소를 군수후보로 출마시키자는 얘기가 나올정도로 지금 보은은 ‘군수감’에 대한 회의론에 부딪히고 있는 셈이다.

수년전 프랑스 사람들이 강아지를 시장선거에 출마시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소시스’라고 불리는 애완견은 마르세이유 시장선거에 정식 출마해 3.9%라는 놀라운 득표율로 당당히 4위에 올라, 스타가 됐다.

프랑스 법상 사람만 선거에 나올 수 있다는 법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출마시켰지만, 싸움을 일삼는 정치인들보다 차라리 개가 났다고 표현한 프랑스 사람들이 독특한 문화를 잘 반영해 주는듯 하다.

사실 ‘황소론’을 거론하는 일부 주민들은 ‘그릇론’에 빗대어 표현한 대목이지만 기자가 만나본 각 후보 예상자들은 보은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 아래 나름대로 독특한 선거공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들은 단임정신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는가 하면 군수의 권력을 분산시켜 전문행정을 유도하고, 관광활성화와 인구유입에 대한 야심찬 공약들로 출마의 변을 대신하고 있다.

그러나 각 후보들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황소론’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주민들은 과연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까 궁금한 대목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