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인 일면스님은 저서 '행복한 빈손'을 나누어 줄 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쓰고 사인을 했다. 이는 '화엄경'의 핵심사상으로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라는 뜻이다.

우리는 행복과 불행을 많이 가지고 못 가진데서 찾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행복과 불행은 남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내 마음이 지어내는 것, 마음먹기 나름이다. 사물이나 사람을 볼 때, 어떤 생각이나 마음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것이다.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일이 생기고, 나쁜 생각을 하면 나쁜 일이 생긴다.

원효대사가 당나라로 유학을 갈 때, 동굴에서 잠이 들었다가 목이 말라 어둠속에서 맛있는 물을 먹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자신이 먹었던 물그릇이 시체가 썩어있는 사람의 해골이었다고 한다. 어제 밤에 맛있게 먹은 물이 오늘 보니 속이 울렁거리고 구역질이 나는 물이었다. 원효스님은 세상에 모든 것이 대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마음이 일어나므로 갖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마음이 없어지므로 동굴과 무덤이 둘이 아니다. 삼계는 유심이요, 만법은 유식이다. 마음 밖에 아무것도 없는데 무엇을 어찌 구하겠는가?'라고 했다. 즉, 사람의 행복과 불행이 모두 마음의 생각에 달렸다는 뜻이다.

부처님의 말씀인 '잡아함경'에는 '덧없는 생각들을 끊어야 한다. 그러면 마음이 안락하고 편안하리라'했다. 언제나 베푸는 삶을 살아가야 하며, 나보다 남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것이 부처님의 뜻이라고 했다.

일면스님의 말씀을 인용하면 현명한 사람은 많은 재물을 얻으면 남을 위하여 쓰고, 큰 공덕을 얻을 줄 안다고 했다. "넒은 들판에 호수가 있어 그 물이 맑고 깨끗하여도 그 것을 쓰는 사람이 없으면 스스로 말라 없어지나니, 아무리 귀한 재물일지라도 남을 위해 베풀지 못하면 임종과 함께 모두 잃고 마느니, 지혜로운 사람이 재물을 얻으면 자기를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쓸 줄도 알고 베풀 줄도 알아 그 목숨을 마친 뒤에는 천상에 태어나리라"

새벽부터 저녁까지 논밭으로 시장으로 다니며 돈을 모으기에 바쁜 칠순노인이 있는가 하면, 정부의 지원금을 믿고 하루 종일 빈둥거리며 노는 젊은 사람이 있다. 부처님의 눈으로 보면 누가 더 불쌍할 것인가? 당연히, 일하지 않고 노는 젊은이가 불쌍할 것이다. 노인은 자식들에게 '성실'이라는 재산을 물려줄 것이고, 젊은이는 '게으름'이라는 재산을 물려줄 것이다. 노인이 일하는 것은 내가 아닌 남을 위하여 일하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비가 오면 새싹이 돋아나고, 해가 비추면 열매가 맺힌다. 세상 만물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가 없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산야에 늘어진 풀까지도 남의 도움 없이는 살아 갈수 없다. 인간은 참으로 불완전하고 부족함이 많은 존재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안 좋아하는 것들을 나의 중심에서 벗어나 바꾸어 생각해 본다면 새로운 면이 보일 것이다. 자연을 바라보면서도 아름답게 바라보고 고맙게 생각하는 마음가짐, 슬프고 괴로움도, 기쁨과 즐거움으로 바꾸어진다면 삶은 더 행복해 질수도 있다.

화엄경에는 마음과 부처와 중생이 차별이 없다고 하니 세상을 보는 우리의 눈이 부처님의 마음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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