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패배 기억 성장 발판 계기… 실전경험 풍부 선수 영입 만전
전지훈련 통해 체력·전술 강화… 외국인 선수 전면 교체로 변화

경찰청팀에서 시민구단으로 바뀌는 과정을 온 몸으로 체험했으니 이 팀의 가장 중요한 역사적 순간을 함께 한 인물이다.

그러면서 2019년 K리그2 최정상을 정복했고, 충남아산FC로 재창단한 2020년 최하위로 무너지기도 했다.

이제 또 한 번 결코 쉽지 않은 시즌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기필코 무기력했던 지난해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박 감독을 만났다.

특히 박 감독은 K리그에서 가장 전도유망한 지도자로 혹독했던 지난해를 통해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을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아쉬웠던 한해 였다. 올 시즌 각오는.

아산무궁화시절부터 지금까지 코치 생활과 감독 생활을 하면서 작년 한 해가 힘들었던 것 같다. 나도 마찬가지고 대부분의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지난해 최하위에 있으면서 '한 경기만 이기면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쉽지 않더라. 작년 한 해의 경험을 발판삼아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플레이오프 등 높은 위치보다는 중간에서 조금 밑에 자리하는 성적을 내는 게 목표다. 물론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지만, 그건 너무 큰 욕심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심스럽게 시즌을 해야할 것 같다. 작년처럼 자신감 하나만 믿고 부딪쳤다가는 당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올해는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다. 제 마음을 선수들에게 전달할 것이고, 선수들에게서도 마음을 얻고 싶다. 이번 시즌은 아산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


 

현재 동계훈련은 잘 준비되고 있는지? 작년과 비교해서 분위기는 어떤지.

선수 영입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작년에 어린 친구들을 많이 뽑아서 육성하려 했다. 향후 3~4년을 바라보고 준비했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올해는 그래도 좀 경험 있고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들을 영입했다. 그래야 어린 선수들이 그들을 보고 배우지 않을가 생각했다. 팀의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실전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고민을 거듭하며 여러 선수들을 영입해 동계 훈련을 함께 하고 있다. 새로 들어왔지만, 이 팀에 있었던 친구들처럼 리딩을 잘해주고 있다. 아직까진 만족한다.

1차 전지훈련에서 체력중심의 훈련을 진행했고 2차 전지훈련에서는 전술을 가다듬는 중이다. 선수단 구성이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훈련장 분위기는 고참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 주고 있고 분위기도 잘 잡아준다. 선수들에게 항상 축구를 즐기라고 이야기 해 준다. 작년에 비해 분위기는 더 좋아진 것 같다.

 

새롭게 많은 선수를 영입했는데 어떤 선수가 제일 기대가 되는지.

지난해 어린 선수들이 많았지만 경기 내용이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는데 위기 대처 능력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걸 넘어서기 위해서는 경험, 그리고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최규백·유준수·이은범 등을 영입한 이유다. 이들이 우리 팀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으면 안정감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도 중요하지만, 후방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올해 큰 계획은 수비 안정화이기 때문에 이 선수들을 영입했다.

아무래도 작년에 최다 실점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수비수를 많이 보강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수비 쪽에서 많은 기대를 하게 되더라. 베테랑인 유준수와 최규백이가 제 실력을 보여준다면 K리그2에서도 손꼽히는 중앙수비수가 될 것 같다. 측면 수비수인 세진이도 기대가 많이 된다. 능력이 있는 선수라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관련 계획과 이들에 대한 기대는.

올시즌 변화를 주기 위해 외국인 선수 전면 교체를 진행했다. 마테우스는 K리그에서 뛰었던 경험도 있고 능력도 있는 선수로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알렉산드로는 측면뿐만 아니라 2선 모든 포지션을 볼 수 있다. 공격 쪽에서 큰 힘이 되어줄 것 같다. 나머지 선수들도 천천히 알아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선수 영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서두르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한 선수들을 찾아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2018년부터 충남아산 사령탑을 맡아 올해로 4년 차다. 아산 무궁화 FC에선 우승을, 지난해에는 리그 최하위를 경험했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하기도 쉽지 않다.

감독 첫해에는 사실 부담이 많았다. '어린 친구가 벌써 감독하느냐. 아직 경험이 부족하지 않느냐'라는 말도 들었다. 그런 부담을 갖고 임했지만 마음은 편했다. 선수들이 잘 따라줬고, 경험은 비록 없지만 제 나름의 전술 전략을 짜면 함께 했던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그래서 즐겁고 행복했다. 그러다 우승 직후 팀 폐지 문제가 나와서 많이 고민도 했었다. 그래도 그때 분위기나 준비 과정이 좋었다.

나름 재미있게 시즌을 치른 것 같은데, 지난해가 문제의 시즌이었던 것 같다. 시민구단으로 바뀌었을 때, 나 역시 그런 경험을 처음하다 보니 좋은 유망주로 팀을 꾸린다면 적어도 하위권에서는 벗어나지 않을까 생각했다. 영입도 속전속결로 이뤄져 느낌이 좋았다. 연습 경기를 봐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시즌이 막상 개막한 후 어린 선수들이 부담을 가졌던 것 같다. 작년에 보면 25세 이하 선수들이 22명이나 됐다. 나를 비롯해 선수들이 경험이 부족했다. 작년의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올해는 정말 남다르게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우리가 원하는 순위를 하고 싶다.

이제 코로나19가 빨리 끝나서 경기장에서 팬분들을 뵙고 싶다. 2020년 경기를 하면서 팬분들의 많은 응원이 있었다면 조금 더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한다. 18년, 19년도에 오셨던 팬분들의 응원이 많이 생각나더라. 올해는 더 재밌는 경기로 충남도민과 아산시민분들 찾아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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