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이지효 문화부장

충북문화예술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충북예총.

충북예총의 수장을 뽑기 위한 선거의 막이 올랐다. 지난 9일 제24대 임원선출 공고를 내고 15일과 16일 후보등록을 마친 결과 2파전으로 치를 예정이다. 경선을 벌이게 될 두 후보는 충북영화인협회 소속 김경식 청주대 교수와 현 충북연예예술인협회장인 윤기억 회장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막판까지 후보자 윤곽이 혼미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이전까지의 선거는 후보자 등록을 하기도 전부터 누가 물망에 올랐다며 이슈가 됐을텐데 이번에는 무주공산의 가능성이 점쳐졌을 정도다.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재앙에 예술단체는 어려운 시기를 맞았고 예술가의 역할에 충실하기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었다. 또한 단체장 간에 반목이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누가 선뜻 나서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법정소송과 갈등을 겪고 있는 청주예총 전·현직 회장의 2라운드 선거라는 말까지 들려오고 있다. 전 청주예총 회장과 친분이 있는 강희경 전 충북음악협회장이 지난 3일 충북예총 회장 출마 의사를 밝히자 현 청주예총 회장의 측근인 윤 회장이 지난 8일 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 전 회장은 선거를 통해 또 다시 편을 갈라 경쟁해야 하는 현실이 충북예총 화합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설 연휴 전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당초 후보군에 올랐던 김 교수는 설 연휴 전까지만해도 출마를 부인했지만 이런 상황을 지켜보며 고심한 끝에 16일 공식 출마의사를 내비쳤다.

최종 후보 등록을 마친 김경식 후보와 윤기억 후보는 충북예술인들을 위한 공약으로 공정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자세다.

김 후보는 "충북예총은 지역과 도민, 예술인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라며 "도민과 예술인이 동반자적 입장에서 충북예총이 전체를 수용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해야한다"며 자리보다는 충북예총 회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현 상황에서 예술인들간의 화합이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이것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예술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청년 예술인부터 원로 예술인들의 복지 향상에 힘 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차기 회장 선거는 오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충북문화예술인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111명의 대의원이 선출하게 되며 투표율에 상관없이 다득표자가 당선자로 확정된다.

이지효 문화부장.
이지효 문화부장.

111개의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는 대의원들도 각 후보의 공약을 잘 살피고 어느 후보에게 한표를 던질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갈등을 겪고 있는 인간관계 때문에 자칫 편가르기 선거가 돼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1957년 예술 문화인 상호간 친목을 도모하고 회원의 권익을 옹호하며 지역 사회의 예술문화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충북예총의 창립 취지처럼 이번 선거 또한 충북예술발전이 큰 잣대가 돼야 한다. 예술인 전체가 화합하고 진정한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누릴 수 있도록 신중하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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