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설 연휴 끝에 '기후변화가 코로나19를 불렀다'는 연구결과에 대한 보도가 눈길을 끌었다. 기후변화로 중국남부와 인접지역의 식생이 바뀌면서 이곳에 지난 100년 동안 40종의 새로운 박쥐가 유입되었고 결국 코로나19의 발원지가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진위를 떠나 최근 제시되고 있는 과학적 근거들은 팬데믹 사태와 기후환경위기가 별개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결론을 모으고 있다. 따라서 인간과 자연의 새로운 관계 정립으로서 '녹색전환'의 의미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녹색전환은 기후환경 위기를 극복하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영위하기 위한 필연적 과제이다. 환경을 고려한 새로운 경제사회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대안 마련과 합의 과정이 바로 그린뉴딜이다.

녹색전환과 그린뉴딜은 동일한 개념으로 접근할 때 참다운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한국판 뉴딜정책과 2050년 탄소중립을 통합적으로 추진해야 비로소 대한민국 대전환이라는 목적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정부정책에 부응하여 앞을 다투어 지역판 뉴딜정책에 뛰어들고 있다. 과거 녹색성장 정책과는 좀 달라야 할 텐데, 현재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면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녹색전환의 원칙과 방향으로 '참여형 계획 수립과 사회적 합의 도출', '지역 중심으로 설계하고 실행', '사회적 약자가 소외되지 않는 정의롭고 공정한 과정'이 중요한데 말이다. 우리지역은 어떠한가? 제대로 가려면 주체적 역량과 객관적 여건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의 강점과 유리한 여건은 무엇인가? 시민들의 참여의지와 시민사회의 활동역량이 튼실하다. 환경보전을 위한 시민운동,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거버넌스 활동이 활발한 편이다. 녹색도시를 향한 십 수 년의 실천과 협력의 경험이 축적돼 있다. 지방자치와 분권을 위한 활동도 주도적으로 펼쳐왔다.

BT, IT, 반도체, 배터리, 에너지 등 관련 분야 산업기반도 탄탄하다. 오창과학산업단지, 오송생명과학단지와 함께 국내 최초 태양광산업특구가 조성되어 있다.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와 수소에너지클러스터도 조성될 예정이다.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이제 낙후된 변방도 아니다. 세종시 조성과 함께 신수도권 완성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청주는 이미 국토와 교통의 중심지가 되었다.

우리의 약점과 불리한 여건을 무엇인가? 충북은 아직 4% 미만의 경제 규모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면적은 국토의 7.4%, 인구는 전국의 3.1%이다. 2017년 지역총생산(GRDP)은 국내총생산의 3.51% 수준이다. 에너지 자립도도 낮다. 2018년 전국대비 에너지소비량은 3.0%, 1차 에너지 생산량은 2%이다. 전력소비량은 4.9%, 전력생산량은 0.23%, 전력자립도는 5.21%로 최하위 수준이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도 심각한 문제이다. 충북의 출산율은 0.92로 최저이며, 출생아 감소율(11.8%)은 1위이다. 문제는 행정 중심적 도정운영(시정운영)도 한계점이다. 지역 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 혁신지수 1순위 국가인데 비해 지역사회의 혁신역량은 미지수다.

답은 명확해졌다. 도민 참여와 시민사회 협력을 동력으로 삼아 참여형 계획을 수립하고 협력적으로 실행해 나가면 된다. 개발성장주의에서 벗어나 지역의 특성과 필요에 맞는 탈탄소 녹색경제를 확대해 나가면 된다. 녹색전환 정책을 선도하는 '대한민국 녹색수도'의 위상을 다시 찾아볼만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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