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 과일값 껑충·비대면 명절 대목 외면 '이중고'

청주시 청원구 북부시장내 위치한 한 과일가게 상인은 18일 설 연휴 대목에 판매하지 못한 재고 과일들을 정리하며 한숨을 쉬고 있다.
청주시 청원구 북부시장내 위치한 한 과일가게 상인은 18일 설 연휴 대목에 판매하지 못한 재고 과일들을 정리하며 한숨을 쉬고 있다.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 뒤안길로 사라져가는 지역 전통시장들이 올해 설 대목마저 외면됐다. 이중 지난해 작황불황에 따라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른 청과물가게는 상황이 더욱 나빴다.

18일 오후 1시께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에 위치한 북부시장의 과일가게에는 한 시민이 가격을 확인하고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 이 시민은 인근 또 다른 가게를 들렸으나 결국 상품을 구매하지 않았다.

시민 A씨는 "간단하게 먹을 과일 몇개를 사러 근처 전통시장에 들렸다"며 "그러나 주머니 사정도 좋지 않은데 높은 사과가격을 보니 구매하기가 꺼려졌다"고 말했다.

이 가게는 대형마트 대비 과일들을 비교적 저렴하게 판매중이지만 고객들의 눈길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올해 설 명절 대목을 앞두고 강화된 집합금지 명령과 지난해 길었던 장마와 한파 등에 따른 작황불황으로 과일 값이 크게 오르면서 큰 어려움을 호소했다.

40여년간 과일가게를 운영해온 B씨는 "올해 설 명절 대목을 기대했으나 비대면 설 명절의 시행으로 매출이 지난 추석 대비 반토막"이라며 "매출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마트 대비 가격을 아무리 낮게 잡아도 상품이 판매가 되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청주시 청원구 북부시장내 위치한 한 과일가게 상인은 18일 설 연휴 대목에 판매하지 못한 재고 과일들을 정리하며 한숨을 쉬고 있다.
청주시 청원구 북부시장내 위치한 한 과일가게 상인은 18일 설 연휴 대목에 판매하지 못한 재고 과일들을 정리하며 한숨을 쉬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종합시장내 위치한 한 청과물 가게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정육이나 채소는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집밥' 수요와 연결되면서 비교적 선방했지만 과일만큼은 매출이 크게 하락했다.

여기에 설 대목을 앞두고 사과 등 과일류를 평소보다 많이 준비하면서 처리해야할 재고가 산더미다.

이곳에서 29년간 청과물가게를 운영한 B(50)씨는 "올해 설에 작년 추석보다 물건을 적게 가져왔으나 그마저도 3분의 1만큼만 팔려 재고가 쌓여있다"며 "과수농가의 어려움으로 당분간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인데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쌓여있는 사과박스를 쳐다보며 처리해야 할 걱정에 잠을 못 이룬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이들 전통시장들은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던 주차장을 넓히는 등 고객들의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나 상황 타개는 쉬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다.

청주 복대가경시장 상인회 한 관계자는 "지역에 잇따라 대형마트가 등장하고 있고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전통시장을 사양길로 내몰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이후 전통시장의 모습이 걱정"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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