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안광석 충북시인협회장

겨울잠을 자던 벌레들도 깨어나 새 봄을 맞이하는 立春과 설 명절이 지나고 나니 따스한 동풍이 불어온다. 여느 때와 같이 아침 7시면 뒷산에 오른다. 온몸을 움직여 건강을 유지하려고도 하지만, 詩人을 존경한다는 젊은 부부를 만나서 그들과의 시문학에 대해 논하고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며 산행을 하기 위해서다.

詩란 무엇인가를 딱히 정의 할 수 없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 '詩는 운율적인 언어에 의한 모방'이라 했고, 애드가 앨렌 포우는 "시란 미의 운율적 창조다". 김기림 교수는 "시는 언어의 건축이다". 조지훈 교수는 "詩는 우주의 생명적 본질이 인간의 감성적 작용을 통하여 표현되는 구상(具象)이다"라고 말했다. 각설(却說)하고 詩는 언어를 통해 특별한 정서를 담아 문자로 표현한 글이라 할 수 있다.

詩는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며 인류의 정신을 일깨우는 경전(經典)이라고 한다. 시를 쓴다는 것은 독자들에게 상상력과 사고력을 심어주고 정서를 순화(淳化)시키는 학문이다. 그러므로 시를 쓰는 것은 시인이 되기 위함이 아니라, 나의 수양을 쌓아가기 위함이다. 시인이기 전에 올바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

詩의 형식도 시대에 따라 30년 주기로 변천해 간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난해한 장문의 시를 쓰고 자찬(自讚)하는 시인들이 있다. 독자에게 읽혀지고, 느낄 수 있는 시를 써야 하는데 독자가 이해 할 수 없는 시는 죽은 시라 생각된다.

또한 시의 생명은 창조(創造)인데, 일상적인 언어와 생각을 마구잡이로 나열하여 산문(散文)식으로 쓰는 것도 지양(止揚)해야 할 것이다. 詩의 본질은 창조성과 압축성 그리고 감동성이라고 본다.

전국 28개 신문사에서 신춘문예를 공모하고 있는데 2021년 각 신문사 신춘문예 당선 시를 읽어 보았다. 아직도 세계일보를 제외하고는 난해(難解)한 시, 장문(長文)의 시를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시의 참뜻과 시인의 정신이 절절히 배어 있는 독자에게 뭔가 생각을 제시해 주는 시가 좋은 시가 아닐까 한다. 얄팍한 식견(識見)으로서 10여 년간 시창작 강의를 하면서 나의 시론(詩論)은 시는 쉽고, 짧고, 감동을 주는 시를 써야한다는데 변함이 없다. 물론 이렇게 쓰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詩와 詩人은 영롱한 사리(舍利)처럼 빛나고 숭고하다.

詩人은 사명감을 견지(堅持)하여야 한다. 창립한지 4년 밖에 안되는, 충북의 11개 시·군에 거주하는 시인들의 시문학 단체인 충청북도시인협회서는 작년에 전국 처음으로 어느 단체에서도 하지 못한 대한민국 시인들의 한마당 회합(會合)을 마련했다. 첫 번째 하는 의미로 명칭을 '제1회 대한민국시인 축제'로 정하여 시문학의 발전과 충북이 문학 고장임을 알리고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위해서 개최하였는데, 400여명에 달하는 전국 최대 시인들이 참여했다. 특히 11개 시·군의 관광 명소를 시제(詩題)로 전국시인들의 작품을 공모하여 대한민국시인상 시상도 하고, 공모 작품들을 시집 '淸風明月 詩로 물들다'를 발간하여 전국에 배포하였다.

 안광석 충북시인협회장<br>
 안광석 충북시인협회장

詩는 밤하늘에 초롱초롱 빛나는 별과 같다. 詩人은 별을 가리키면서 독자 가슴속에 아름다움을 제시해 주는 작가다. 그러므로 詩人은 몇 마디 안되는 글에 아름답고 감동적인 글을 담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늘 사명감을 갖고 독자를 대상으로 삶을 詩로 물들게 하기 위해 혼신(渾身)의 노력을 다하여 詩를 쓸 때 참된 詩人이라 하겠으며 좋은 詩가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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