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발생 18시간만에 진압… 축구장 28개 넓이 태워
영동군청 특사경, 화재 야기 70대 형사입건 방침

충북 영동군 가성산 화재 모습. /충북도소방본부 제공
충북 영동군 가성산 화재 모습. /충북도소방본부 제공

[중부매일 정세환 기자] 무심코 버린 잿더미에 남아있던 불씨가 축구장 28개 넓이 임야를 태웠다. 화재원인을 제공한 70대는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충북 영동군 매곡면 옥전리에 거주하는 A(71)씨는 지난 17일 화목보일러를 사용하고 남은 잿더미를 자신의 주택 인근 대나무 숲에 버렸다. 이곳은 A씨가 화목보일러 구입 후 수년간 잿더미를 버린 곳이다.

잿더미(60~70㎏ 추정) 속에 숨어있던 불씨는 5일 후 매서운 강풍을 만나 산불을 일으킨다. 21일 오후 3시 26분께 영동군에는 초속 18.6m(일 최대 풍속)의 바람이 불었다. 같은 시각 옥전리의 한 주민은 "산에서 연기가 난다"며 119상황실에 산불신고를 접수한다. 화재 발생지점은 대나무숲에서 10여m 떨어진 곳이다. 잿더미 속 불씨가 화마로 돌변한 것이다.

강풍을 타고 정상까지 번진 불은 금세 이 일대를 불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산림청은 화재 발생 2시간여 만에 산불경보 '심각'을 발령하고, 매곡면 평전리 마을주민 등 50여명을 대피시켰다.

소방 헬기가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충북도소방본부 제공

임야 20㏊를 태운 이번 산불은 발생 18시간 만에 모두 진압됐다. 소방당국과 산림청은 이 기간 헬기 20여대 등 장비 수십대와 인력 1천여명을 동원했다.

영동군 산림과 특별사법경찰관은 이번 화재와 관련 정확한 피해규모 등을 확인한 후 A씨를 실화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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