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시내 미세먼지 농도 '나쁨' 상태인 대기질(왼쪽)과 청명한 날의 대기질 비교. / 중부매일DB
미세먼지 관련 자료사진 / 중부매일 DB

몇해전부터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겨울철만 되면 한반도의 대기오염 상태가 크게 악화된지 오래다. 그중에서도 충남·북 등 충청권의 피해가 두드러졌다. 최근들어 경기와 호남 서해안 등의 상황도 만만치 않기는 하지만 청주를 비롯한 충북 내륙지역 오염도는 가장 나쁜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동안 대기오염은 황사(黃砂)로 대표되는 봄철상황이 문제였는데 이제는 겨울이 시작되면서부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겨울부터 봄까지 숨쉬기 어려운 환경속에서 사는 셈이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영향 탓인지 중국 등 대륙으로부터의 오염원 유입이 크게 줄었다. 지난 겨울부터 시작된 이같은 현상은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봄철 상황을 뒤바꾸면서 모처럼 청명한 봄 하늘을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초겨울까지 이어진 이같은 대기 개선은 중국의 코로나 상황이 지난해 말 안정국면에 들어서자 원상태로 돌아갔다. 올들어 한파와 함께 미세먼지가 번갈아가며 한반도 상공을 뒤덮고 있다. 찬바람이 불때는 괜찮지만 대기흐름이 정체되는 중에는 여지없이 숨막히는 순간이 계속된다.

연초부터 위세가 꺾이지 않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날씨가 풀리는 2월로 접어들면서 횟수도 많아지고 농도 역시 짙어지고 있다. 시베리아 한파와 중국발 오염원의 교차가 되풀이 되는 모습이다. 그러는 사이 충청권의 미세먼지 예보는 주의보만 7회에 이르는 등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미세먼지보다 건강에 더 안좋은 초미세먼지 또한 같은 양상이다. 일부 지역은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매우나쁨 단계에 육박할 정도다. 다가오는 올 봄의 대기환경이 벌써부터 걱정되는 이유다.

한·중·일 3국이 작성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대기오염 흐름도가 보여주듯이 충청권 대기상태는 중국의 영향이 지대하다. 중국측 자료가 미흡한 점을 감안하면 가장 큰 요인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바깥만 탓할 처지는 아니다. 충남서해안 화력발전소 등 지역내 발생요인도 이에 못지않다. 몇몇 거대산업단지의 경우 지역내 영향면에서 중국에 뒤지지 않을 정도다. 지형적 특성이 더해진 청주의 자체적 배출도 무시할 수 없다. 충청권이 하나의 기준에 따라 비상저감조치 등의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는 충청권이 하나의 공동체라는 인식이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공동체 의식 공유는 최근 거론되는 초광역도시와 맥을 같이 한다. 경제적 생존을 위해 최소 규모를 갖춘 공동체를 만드는데는 확실한 연결고리가 요구된다. 이름만 충청권이 아닌 생활과 환경에서 하나의 권역임을 깨닫는다면 공동체 의식의 밑거름이 되는 동시에 지펴진 군불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올해는 봄이 예년보다 빠를 것이란 예보다. 환경의 공유를 대응의 공유로 확인시킨다면 빠른 봄 대기오염의 걱정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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