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바이올린 연주자서 전향… 유수 지휘자와 연주 경험 도움
이메일주소 '다카포' 사용 눈길… 도민에 행복 메시지 전파 소명

전용우 충북도립교향악단 지휘자. /김명년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고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러 그것을 행한 일을 거두리라' 성경 갈라디아서 6장 9절의 내용이다. 어떤일을 도전함에 있어 힘든일이 있어도 낙심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견디며 가다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을 잘 표현해주는 구절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10일 취임해 지난 17일 취임 100일을 맞은 전용우(61) 충북도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지휘자(이하 지휘자)가 마음에 새긴 성경 구절이기도 하다. 지난달 29일 취임음악회를 시작으로 데뷔 무대를 치른 전 지휘자를 만나 앞으로 충북도립교향악단을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해 들어봤다.

"단원들의 개성, 개개인의 역량과 음악적 잠재력을 끌어내 좋은 앙상블로 충북도립교향악단의 위상을 높이겠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충북도내 곳곳을 찾아가 대면공연을 많이 하지는 못해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충북도립교향악단이 필요하다고 불러주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예술로써 기쁨을 선사하겠습니다."

1959년 출생한 전 지휘자는 성직자 집안에서 3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교회 음악은 물론 음악을 전공한 누나들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음악과 친해지게 됐다.

피아노를 전공한 누나들과 함께 지내며 전 지휘자도 피아노를 배우게 됐고 음악적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다.

피아노와 함께 초등학교 2학년때 바이올린을 시작해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거쳐 서울대 음대에 진학했다. 전 지휘자는 중앙 콩쿠르, 동아 콩쿠르, 한국음협콩쿠르 등 다양한 콩쿠르에서 1위로 입상하는 등 두각을 보이기도 했다.

재학중에도 악기 연주는 물론 지휘도 병행하면서 음악가로서의 자질을 키워왔다.

그는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를 취득하고 KBS교향악단에 최연소 수석으로 입단해 부악장을 거쳐 악장으로 재직하다 지휘 공부를 위해 유럽으로 유학을 떠났다.

이태리 도니제티 아카데미아에서 지휘를 전공하고, 프랑스 파리 에꼴 노르말 음악원에서 오케스트라 지휘 최고연주자 과정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 최고점수로 졸업했다.

전용우 충북도립교향악단 지휘자. /김명년

KBS 교향악단에서 35년을 바이올린 연주자로 지내며 세계적인 지휘자와 솔리스트들과 연주하며 쌓았던 경험들은 그가 지휘로 전향하게 된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악장으로서 교향악단을 이끌어왔던 리더십과 그동안 수집해왔던 음악자료들이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지휘자의 길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휘의 매력이라면 단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곡이더라도 지휘자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거든요. 이렇게 합심해 좋은 음악을 선사하는 것이 지휘자의 임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KBS 교향악단 악장으로 있으면서 어린이음악회, 찾아가는 음악회, 9시 뉴스 시그널 음악, KBS 드라마 삽입 음악 녹음 등을 리드하며 클래식을 통한 교감과 소통을 이어왔던 그는 지휘자로서도 연주자와의 원활한 호흡과 꾸준한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전 지휘자의 음악적 색깔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클래식 음악(악보)에 충실해 기본(초심)으로 돌아가 변함없이 좋은 음악을 선사하고 싶다"는 대답을 했다.

da capo(다 카포)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라는 음악용어를 그의 이메일 주소로 사용하고 있는 것에서부터 그의 음악적 색깔이 드러난다고도 볼 수 있다.

좋아하는 음악가에 대한 질문에는 때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바로크, 고전, 낭만, 현대에 이르기까지 연주때마다 그 음악에 빠져들어 그 음악을 느끼고 전달하는 것이라서 어떤 음악을 콕 짚어 좋아한다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훌륭한 작곡가와 좋은 음악이 너무 많으니까요."

전 지휘자는 "음악은 공간 예술이 아닌 시간 예술이기 때문에 도민들을 위해 좋은 공연과 행복한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지휘자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쌍테페스부르그 심포니오케스트라, 체코 마르티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국내외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바 있다.

그는 1997년 한국음악협회가 주관하는 한국음악상(기악부문)을 수상했고 1989년 동아일보사가 주관한 올해의 음악가상도 수상했다.

전 지휘자가 이끄는 충북도립교향악단은 충북지역의 역사와 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한 온라인콘서트 3번째를 24일 공개한다. 청남대, 단양군에 이은 세번째 장소는 '국립청주박물관'으로 충북도립교향악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문화가 있는 날인 24일 오후 12시에 송출된다.

또 다음달 26일 예정돼 있는 정기연주회에서는 모차르트 주피터 교향곡과 파야의 '사랑은 마술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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