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다이아나 파인아타'展 개최한 콩나물작가 박계훈

“이번 전시는 나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자 더 넓은 미술 세계로 나가는 초석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내년 1월 중순에도 미국 플로리다주의 ‘아트 팜비치’화랑에서 아트페어 형식의 전시회를 하기로 해 더욱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10월 7일부터 31일까지 미국 마이애미 ‘다이아나 로앤스테인 파인아트(화랑)’에서 ‘개인전’을 개최하고 귀국한 콩나물작가 박계훈(41ㆍ청주농고 교사)씨를 만났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입체 작품 2점과 평면작품 13점등 모두 15점을 전시했다.

박 작가의 이번 마이애미 전시는 지난 4월 28일 부터 5월 2일까지 서울의 엄 갤러리(대표 엄은숙ㆍ청주무심갤러리 대표)와 함께 ‘시카고 아트페어’에 참가, 평면과 입체 작품 12개를 전시하면서 이 지역 미술계 관계자들을 비롯한 화랑, 언론계 관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끌면서 인연이 됐다.

박작가의 이번 개인전에 중점을 둔 부분은 식물의 이미지(콩나물을 상징하는 작품들을 통해)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나의 작업은 약하지만 일어서려는 ‘식물의 싹’에 대한 애정의 표현들”이라고 말하는 박작가는 “식물의 싹은 완전하게 성장을 마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불안하지만 미래를 품고 있다. 이러한 싹이 고개를 들고 일어서려고 하는 움직임의 표현”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한지도 어린 싹처럼 약하게 보이지만 한 겹, 두 겹이 더해지면 질기고 강하다. 싹이 성장하려면 느리고 긴 시간이 필요하듯이 한지에 어린 싹을 오려서 세우는 작업도 느리게 반복되는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식물의 싹을 오려서 일으켜 세우는 방법으로 산, 꽃, 산등성이 등의 형상을 오리는데 싹 하나 하나를 오려서 일으켜 세울 때마다 마치 고개를 들고 나를 응시한다는 생각이 든다”는 박작가는 “그 눈빛 때문에 오늘도 작업을 하고 나는 행복하기만 하다.”고 말한다.

이런 박작가의 이전 작품 구상은 어린시절 자라온 주변 환경도 한목한다.

하늘만 빠꼼히 보이는 첩첩산중 속에서 보냈다. 산등성이를 걷다가 꽃을 만나고, 이름 모를 식물을 만나고, 달팽이와 마주치고, 계곡을 지나고 정상을 오른다. 높은 산에서 내려다 본 아래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 도시 속에 사는 이곳도 사방이 아파트와 자동차로 둘러싸여 있어 어린 시절과 다르지 않게 첩첩산중과 같다고 느낀다. 다만 나의 작업이 편안하고 즐거운 이유는 그 옛날 첩첩산중에서 산등성이를 오르고 꽃과 계곡과 식물을 만나듯, 산을 오리고 꽃을 오리고 식물을 오리고 또 오리고 또 오리면서 작품 속에서 그것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계훈작가는 “한국의 미술계는 작가의 인지도나 학벌 등을 보면서 작품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미국의 경우 작가보다 작품에서 더 관심을 갖고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며 “우리도 그런 풍토가 빨리 뿌리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한편 박작가는 2006년 1월 13일쯤부터 열리는 아트 팜비치 전시회를 위해 또다시 작품 구상을 돌입, 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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