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이나 공공기관 또는 집단을 이루고 있는 조직이 어느 지역사회에 정을 붙이고 생활을 해오면서 그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며 정착했을 경우 그 곳을 떠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가정은 가정대로 이웃과 더불어 오순도순 생활하면서 이웃사촌이 되어 정을 나누었기에 그렇고, 공공기관이나 집단은 또 그들 나름대로 지역사회를 위해 일정의 역할을 하면서 각각의 고유업무를 추진함은 물론 소속 직원들의 삶의 터전도 그 지역사회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생활해 왔기에 더욱 그렇다.

따라서 가정이나 공공기관 또는 어느 집단이던간에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 또는 어쩔수 없이 다른 지역사회로 이사를 가 새로운 생활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조건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추진중인 혁신도시 건설 사업이 바로 그렇다. 중앙집권적 권력구조 속에서 서울에 집중된 공공기관을, 각각의 공공기관의 요구하는 입맛과는 다르게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공공기관을 선정하고 전국적 지역 안배를 감안하여 특정 지역으로 이전, 혁신도시를 건설키로 하면서 혁신도시의 입지 선정은 해당 광역자치단체에 위임했다.

이에따른 혁신도시 입지 선정과 관련, 충북도가 딜레마에 빠졌다.

충북도로 이전하게된 공공기관 및 충북이전노동조합협의회는 자신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이전을 바라고 있으며 또 충주와 제천시를 비롯한 도내 각 시·군은 시·군대로 모범적인 혁신도시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사생결단의 유치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전 대상 공공기관이나 각 시·군의 주장을 들여다 보면 정부가 국가와 지역의 균형발전을 종합적으로 연구 분석 판단하여 결정했어야 할 혁신도시의 입지선정을 광역자치단체에 일임하여 결국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화합을 도모해야 할 일선 자치단체간에 갈등과 반목만을 조장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되었다.

그렇다고 혁신도시 건설을 외면하거나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어쨌든 혁신도시 입지선정에 따른 잡음과 시·군 지역간의 갈등과 반목은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여 최선이 아니면 차선의 선택이라도 혁신도시의 차질없는 건설과 함께 각 시·군의 지역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도 충북도가 주관하여 결정해야 할 몫이 되었다.

시사저널에서 충북지역 전문가 집단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충북을 움직이는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로 이원종 지사가 압도적인 1위로 나타났듯, 혁신도시 입지선정과 관련한 이원종 지사의 솔로몬의 지혜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그 지혜에 모두가 아름답게 승복하는 지혜 또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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