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나라를 잃고 떠돌던 유대인들은 땅을 살 때 300년 후를 내다보고 산다고 한다. 일본인들도 나무를 심을 때 300년을 내다보고 심는다고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해 오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씨앗이 죽지 않으면 나무가 살지 못하고, 알이 깨지지 않으면 새가 날지 못한다.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고 싶다면 먼저 비바람을 견딜 준비를 해야만 한다. 14번 두드려 맞으면 14K가 되고, 18번 맞으면 18K가 되고, 24번 맞으면 순금이 된다. 누구에게나 힘든 순간이 있다.

한 여객선이 심한 폭풍우로 무인도에 난파되었다. 승객들이 아무리 의논을 해도 무인도를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 주위를 살펴보니 다행히 몇 달 먹을 식량과 씨앗이 있었다.

그들은 사는 날까지 살아야 했기에 씨앗을 심기로 하고 땅을 팠다. 한데 황금덩어리가 나왔다. 그들은 씨앗 뿌리는 것도 잊고 황금을 캐느라 온 무인도를 동분서주했다. 몇 달 후, 황금은 산더미같이 쌓였고 그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 다 지쳤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식량까지 바닥났다. 그때서야 씨앗을 뿌리려고 했지만 이미 늦고 말았다. 훗날 그들 모두 황금더미 옆에서 굶어죽은 시체로 발견되었다. 먼저 씨앗을 심어야 한다. 그래야 내일, 또 내일이 있는 것이다.

한 여인이 꿈속에서 새로 문을 연 가게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 가게 주인은 하나님이었다. 여인이 하나님에게 물었다.

"이 가게는 무엇을 팝니까?" 하나님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얘기하십시오." 대답에 놀란 여인은 한참을 생각한 후에 가질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을 사기로 마음먹고 말했다.

"평화와 사랑과 지혜와 행복의 열매를 사겠습니다." 하나님은 다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미안하지만 열매는 없습니다. 오직 씨앗만을 팝니다."

미국의 어떤 청년이 이웃집 농부로부터 심한 모욕을 당했다. 복수심에 불타 홧김에 아주 해로운 잡초의 씨앗을 구해서 그 농부의 밭에 뿌려버렸다. 순식간에 밭 전체를 뒤덮어버리는 번식력 강한 잡초였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직후에 그는 농부의 딸과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 농부는 자기 딸에게 결혼선물로 그 밭을 주었다. 청년은 자기가 뿌린 씨앗을 그대로 거둘 수밖에 없었다. 몇 년 동안 그는 잡초를 뽑아내기 위해서 죽을 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은 어제 뿌린 씨앗으로 오늘을 살고, 오늘 심은 나무에서 내일 열매를 거둔다. 땅속에 씨앗이 없으면 아무것도 자라나지 않는다. 죽은 땅처럼 봄이 와도, 비가 내려도 싹이 나지 못한다. 씨앗이 없는 땅에는 생명력이 있는 그 어떤 것도 창조되지 못한다. 씨앗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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