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천군이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도 '한국지방자치경쟁력' 평가 경영성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가파른 도시성장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충북혁신도시 전경. / 진천군 제공
충북혁신도시 전경. /중부매일 DB

충북혁신도시의 가치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국가균형발전 때문이다. 전국 11개 시·도를 대상으로 지역의 성장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된 지 15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다.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주거·교육·문화 등 정주여건을 갖춘 신도시를 전국 곳곳에 여럿 만드는게 사업 핵심이다. 다시말해 관(官)을 거점으로 산·학·연(産·學·硏)이 어우러지는 미래형도시가 목표인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성과는 미미하고 균형발전은 겉돌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개발 불균형에서 비롯된 혁신도시는 현재 공공기관 추가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시즌2'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서울 외곽지역처럼 단순히 신도시 건설을 염두에 둔 사업추진으로는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다. 지금의 혁신도시들이 기대에 못미치는 까닭이다. 물론 도시건설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 만큼 혁신도시도 조급해 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지역발전을 이끌기 위해서는 머물러 살만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기관이전에 따른 인구 이동이 답보상태를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같은 상황은 거꾸로 혁신도시 성공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외적(外的) 요인인 기관이전에서 내적(內的) 기반확충으로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 수도권의 인구유입에 앞서 대도시에 뒤지지않는 정주여건이 먼저다. 기본적인 것만으로도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만든 예상치 못한 현상이지만 이 또한 초과밀 집중화에서 비롯됐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 가격은 탈(脫)서울의 징표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서울인구 1천만명이 무너진 데에는 초과밀의 피로도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충북혁신도시가 성공개발의 길로 가려면 이런 흐름을 놓쳐서는 안된다. 기관이전만 바라보고 그에 따른 인구유입만 기다려서는 백년하청(百年河淸)을 면할 수 없다. 먼저 움직이고, 준비해야 한다. 도시를 서둘러 꾸미는 일에서는 전국 최하위였지만 기반을 다진는 일에서 앞선다면 가장 성공적인 혁신도시가 될 수 있다. 최근 충북혁신도시의 분위기는 이런 기대가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시작이고, 손을 대는 단계지만 교육과 복지 향상이라는 자체적인 성장여건이어서 의미가 크고 눈길이 간다.

혁신도시내 청주대 산학융합 캠퍼스 조성이 본격화됐고 주민들의 문화활동 공간과 돌봄·육아시설을 갖춘 복합센터가 착공한다. 그동안 주민들이 가장 목말라했던 부분들이다. 이들은 현재 진행중인 소방복합치유센터와 더불어 도시의 색깔을 더 화려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제 시작일 뿐이다. 충북혁신도시가 국가발전 균형의 추를 맞추려면 성공개발이 속도를 더 내야 한다. 지난달 문을 연 청소년두드림센터가 이를 확인시켜준다. 자발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균형발전은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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