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김영철 ESD(주) 대표·(사)충북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하지만 봄기운이 완연하다. 겨울 잠을 자던 개구리도 깨어난다는 경칩도 지났다. 양지바른곳은 쑥이 올라오고 있고 매화, 벚꽃 등도 꽃봉오리를 키우고 있다. 다음주에는 활짝 핀 봄 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며칠전 벚꽃 개화시기를 놓고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에 뜬금없이 대학 폐교 얘기가 나왔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지역의 대학들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우려와 탄식이 이어졌다. 저출산과 학령인구의 감소로 올해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들이 수두룩 하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미충원 사태를 맞은 충청권의 한 전문대학은 교직원 희망 퇴직 및 급여삭감 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만 18세 이상 학령인구는 2021년 47만6천259명에서 2022년에는 47만2천535명으로, 2023년에는 43만9천46명, 2024년에는 43만385명으로 감소하고 2040년에는 28만3천명대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대학 정원을 줄이고 교직원들의 희망퇴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4년제 국공립 대학은 통폐합 등의 대책이라도 있지만 사립대, 전문대학은 수년내 폐교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우려된다.

일부 사립대학은 대학 유휴 부지에 골프연습장을 만들어 수익사업을 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도심에 위치해 있어 인근 주민들의 이용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학생들의 실습장으로도 활용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산학협력단의 기능과 역할을 키우는 대학도 있다. 지역사회의 장점이나 특성과 연계, 다양한 연구개발 및 인력양성 사업 등을 통해 재정의 건전성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역량이 되지 않거나 위기상황을 준비하지 않은 대학들은 폐교를 염두에 두고 지난해부터 교직원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정년이 4~5년이나 남아 있는데도 상황을 직감한 교직원들은 서둘러 퇴직했다. 더 버텨봐도 희망도 없고 험한 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교직원은 다른 곳에 취업을 하려 해도 마땅한 업체를 찾지 못하고 있다. 프리랜서로 연구개발 과제 기획 등을 고만하고 있다.

또다른 대학의 교직원 사례다. 이 대학은 입학정원 보다 30%정도 미달되었다. 대학 측에서 교직원 긴급 회의를 갖고 급여 삭감을 제안했다.

재단의 재정이 많지 않고 오로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교직원 급여 및 대학 운영을 하고 있는 실정에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교직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수년전부터 문제 제기를 하고 경영개선 및 재원 확충방안을 요구했는데도 실행되지 않았다. 재단도 책임이 있는 만큼 급여 삭감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차례 홍역이 예상된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2019년 저출산 고령사회정책 성과평가를 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저출산 고령사회정책 목표달성도를 보면 130개 과제가 88.3%에 달했고 일부 과제는 70%이하도 있었다.

인지도가 낮은 사유로 성과지표 달성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청년고용률이나 사교육비 부담, 고령친화산업의 비중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지표의 적절성이나 현행화가 어려운 지표들이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결혼, 출산은 더욱 낮아지고 있어 걱정이다.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방분권의 강력한 추진과 함께 지방대 위기 해법을 제시해야만 한다.

 김영철 ESD(주) 대표·(사)충북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br>
 김영철 ESD(주) 대표·(사)충북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을 보면 지방자치단체장이 중심이 되어 지방대학과 함께 지역혁신방향을 설정하고 지역혁신협업체계에 대한 지원근거도 마련했으나 지방대학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예산도 부족하고 지역인재 채용도 만족스럽지 못한 실정이다.

지역의 인재들은 수도권으로 쏠리고 학벌주의, 공교육 문제, 사교육비 부담, 지방인재 채용문제 등의 해결과제가 너무 많다. 수도권 쏠림현상 등 몇가지는 해결방안도 없다. 봄의 전령사인 벚꽃이 피는 것을 마냥 반길수만 없는 현상이 서글프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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