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원칙 수업 여파… "학생들이 사라졌다"

대학교 개강 후 일주일이 지난 9일 낮 12시께 청주대학교 앞 상권이 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년
대학교 개강 후 일주일이 지난 9일 낮 12시께 청주대학교 앞 상권이 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매년 이 맘때 점심이면 혈기왕성한 젊은이들로 가득했었는데 이제는 옛말이죠. 내년에는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9일 낮 12시께 점심식사를 위해 방문한 청주대학교 인근 한 식당 내부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비치된 20여개의 테이블중 식사중인 1팀만을 제외하고 모두 비어있었다.

20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자리를 지켜온 이 식당은 청주대 재학생 뿐만 아니라 졸업생들에게는 학사 시절의 추억의 장소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방문하는 학생들이 크게 줄어들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과 같은 모습이다.

이 식당 업주 A씨는 "한때 점심시간이면 몰려드는 학생손님들로 줄까지 서서 식사를 할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곳"이라며 "그러나 지난해부터 비대면 수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손님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가건물에서 장사중이라 버틸 수 있었던 것"이라며 "주변에 장사를 접는 분도 많고 상권이 크게 위축됐다"고 덧붙였다.

또 이 식당 맞은편에 위치한 돈까스 전문점은 점심영업을 하고 있지 않았다.

이 식당 역시 오랜기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점심시간이면 수 많은 재학생들의 발길을 이끌어 왔지만 지금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대학교 개강 후 일주일이 지난 9일 낮 12시께 충북대학교 앞 식당가가 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년
대학교 개강 후 일주일이 지난 9일 낮 12시께 충북대학교 앞 식당가가 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년

같은날 충북대학교 중문앞 상권 역시 거리에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을씨년스러웠다.

인근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저녁에는 그나마 20~30대 손님들이 이곳을 찾고 있지만 점심에는 유동인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라며 "이곳 상권은 이미 저녁영업을 하는 곳과 점심 영업을 하는 곳의 흑백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처럼 3월 지역 대학들의 개강을 맞춰 '개강 특수'를 누려야할 대학가지만 인적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한산했다.

신입생과 재학생들이 찾던 이 골목은 비대면 수업 통학 인구 감소로 이미 활력을 잃은 모습이었다.

여기에는 지역 주요 대학들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비대면을 원칙으로한 수업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충북대학교는 비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거리두기 완화 또는 교수 요청시 제한적 대면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청주대는 3월 한 달은 모든 학과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 이후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에 맞춰 대면 수업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서원대도 개강 후 2주간은 비대면 수업을 한 뒤 3주차부터 거리두기 단계에 맞춰 수업방식을 정하기로 했다.

대학교 개강 후 일주일이 지난 9일 낮 12시께 서원대학교 앞 식당가가 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년
대학교 개강 후 일주일이 지난 9일 낮 12시께 서원대학교 앞 식당가가 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명년

이 뿐만 아니라 대부분이 대학 모두 향후 대면수업 재개 계획을 밝히고 있으나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이전에는 사실상 정상수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더구나 비대면 방식의 수업에 따라 통학 인구의 감소는 대학 식당가 뿐만 아니라 업종을 가지리 않고 나타나고 있다.

특히 대학가 인근 부동산중개사무소에는 원룸 매물 및 임대 등의 안내가 게시판을 가득 채웠다. 원룸 빌라 곳곳에도 임대 안내문이 다수 붙어있었다.

이들 임대업주는 월세 할인, 단기 계약 유도 등 나름 방책을 내놓으며 몸부림을 치고 있으나 지난해에 이어 빈방이 눈에 뜨게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대학가 인근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는 C씨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공실이 너무 많다"며 "이미 많은 임대업주들은 공실문제에 대해 반 포기 상태"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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