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강을 녹색전환의 축으로
미호강을 녹색전환의 축으로
  • 중부매일
  • 승인 2021.03.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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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눈]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하천이란 물줄기를 말한다. 주로 작은 것을 내(川), 큰 것을 강(河)이라 부른다. 하천의 기능과 가치에 대하여 어떤 사람들은 생태축 또는 생명의 요람이라고 설명한다. 어떤 사람들은 도시의 발전축, 문명의 발상지라는 점을 강조한다. 하천을 중심으로 생태계가 형성되고 농경지와 마을·도시가 조성되었으니 모두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는 하천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큼의 건강함을 유지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한반도의 남쪽 중부내륙지역, 백두대간 한 편에 한남금북정맥으로 구획된 공간이 있다. 비가 내리면 미호강으로 모여 흐른다. 미호강 유역은 모래가 유난히 많다. 모래는 물을 품고 뿜고 거르는 기능이 탁월하다. 홍수와 가뭄에도 끄떡없다. 고운 모래가 만들어 준 특별한 환경에 미호종개와 흰수마자 같은 특별한 생물들이 서식했다. 유역 전역에는 황새가 둥지를 틀었다. 땅이 비옥하여 농사도 잘된다. 강이 빚어놓은 완만한 구릉과 넓은 평야에 생거진천이 생겨나고 천오백년 청주의 역사가 피어났다. 그야말로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아가던 상생의 터전이었다. 최근에는 충북혁신도시와 세종특별자치시도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도시발달과 산업발전 과정에서 과도한 유역개발과 독점적 하천이용이 이뤄졌다. 대단위 농업개발사업으로 수백개의 수중보와 저수지가 축조되었다. 인위적 정비로 하천의 구조는 획일화되었다. 공장·건물·축사들이 난립했고 오폐수가 유입되었다. 하천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이·치수에 집중한 결과, 수질은 악화되었고 많은 생물들이 사라졌다. 금빛 모래밭이 사라지고 미호종개도 대부분 자취를 감추었다.

물관리특별법을 제정해 물환경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수질오염총량제를 시행했지만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미호강 본류의 수질은 BOD 4~5㎎/L로 목표치(3.0㎎/L)에 미치지 못한다. 금강 본류에 수량의 60%, 오염부하량의 80% 가량을 보내주고 있다. 오염이 가장 심한 하천이라는 오명과 함께 말이다.

아픔과 상처가 커지자 사람들의 마음도 모이기 시작했다. 통합청주시 출범과 세종특별자치시 조성으로 인해 미호강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였다. 2015년 이후 여러 기관들은 '미호강 상생협력 2020 프로젝트'라 명명한 자발적 협력활동을 펼쳤다. 물환경을 개선과 유역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소로천사업을 시작으로 참여형 하천관리활동, 유역통합관리체계 구축, 물환경 교육과 종합탐사, 함께미호강가꾸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4대강사업 같은 인위적 개발사업과 다르지만, 도시발전이나 시민이용을 배제하자는 것도 아닌, 유역 구성원들의 참여와 협력에 기반하여 좋은 사례를 만들고 모아가는 방식이다. 지속가능한 유역 발전,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상생의 공동체를 꿈꾸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는 몇 년 만에 미호강을 지역사회 핵심의제로 부각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염우 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바야흐로 미호강 시대이다. 지역 발전의 새로운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탈탄소 녹색전환과 지역판 그린뉴딜 추진을 촉구해 온 환경단체와 거버넌스 기구들은 최근 지자체와 함께 미호강 유역의 발전 방안에 관해 포괄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핵심은 목적과 방향, '상생을 위한 협력'이 중요하다. 강 본래의 모습과 특성을 유지하면서 도시와 지역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맑은 물과 고운 모래가 살아나는 구상, 미호종개가 헤엄치고 곁에서 아이들이 물놀이하는 꿈을 담아야 한다.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미호강을 녹색 전환의 중심 축으로 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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