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인생을 살다 보면 난관에 부딪힐 때가 수없이 많다. 그럴 때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쉽게 포기하고 돌아서 다른 길을 찾으려고 애쓴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나무 중에 최고로 치는 모죽(簇竹)은 한국, 중국, 일본에서 자생하는 나무이다. 모죽은 씨를 뿌린 후 아무리 물을 주고 가꾸어도 싹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어느 날 손가락만한 죽순이 돋아나기 시작해 성장기인 4월이 되면 하루에 70~80㎝씩 쑥쑥 자라나 30m까지 자란다고 한다.

의문에 의문을 더한 학자들이 키가 하늘 높이 올라간 이 대나무가 혹시라도 쓰러질까 염려되어 땅을 파 보았더니 대나무의 뿌리가 사방으로 뻗어나가 100m가 넘도록 땅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5년 동안 자라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긴 세월 숨죽인 듯 땅속에서 뿌리를 키우며 도약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며 내실을 다지다가 5년 후 당당하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우리는 모죽의 성장과장에서 우리가 세상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와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아름드리 거목이 세찬 폭풍을 견디어 가며 심한 가뭄 속에서도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은 땅 속 깊숙이 뻗어 내린 뿌리 때문이다. 나무는 뿌리와 줄기가 튼튼하지 못하면 튼실한 열매를 맺기 어렵다. 잎만 무성한 나무는 언제 말라 버릴지 모른다. 그러나 뿌리 깊은 나무는 모죽처럼 아무리 비바람이 불어도 꺾이지 않는다. 잎사귀가 마르지 않고 사시사철 푸른 자태를 보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준비된 사람은 언제나 쓰임을 받는 것이다.

에이브라함 링컨은 "나무 한 그루를 베는 데 여덟 시간이 걸린다면 나는 도끼날을 가는 데 여섯 시간을 쓰겠다"라고 말했다. 링컨이 온갖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미국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나무를 베기 위해 도끼를 가는 것뿐 아니라, 그의 삶 전체를 통해 이뤄내야 할 필생의 과업을 위한 기초 다지기를 등한히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의 저자 김난도는 "견디십시오. 그대는 모죽입니다. 곧 그 기다림의 값어치를 다할 순간이 올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대나무로 쑥쑥 커 갈 시간이 올 것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지금 당장 힘들다고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당장 일이 어렵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외면 받고 인정받지 못한다고 실망해 포기한다면 '인생 낙오자'로 남을 수도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옛말이 있듯이 철저하게 준비해 뚝심 있게 버티면서 앞으로 나간다면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실패와 고생을 거듭해도 분명 성공할 날이 올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를 하면서 차곡차곡 내실을 다져온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겨울을 지나봐야 나무의 뿌리를 알고, 차는 우러나야 그 맛을 알 듯, 사람은 어려움을 겪은 후에야 평가가 가능한 법이다. 사람 또한 뿌리는 속일 수 없는 것이다. 제 아무리 큰 배라도 바람을 이길 수는 없다. 보이지 않는 닻이 바다 깊은 곳에 박혀 있어야 거센 풍랑을 이길 수 있다. 인생의 겨울이 찾아와 눈 내리고 마음이 흔들릴 땐 비바람에도 꺾이지 않으며 침묵으로 인고의 세월을 딛고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낸 '모죽의 교훈'을 본받아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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