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기생충 김치’ 파동으로 온나라가 벌집 쑤셔 놓은듯 하다. 특히 식품의약품 안전청이 지난 3일 발표한 전국 16개 김치 제조업체 가운데 충북 4곳과 충남 1곳 등 충청권 5개 업체도 포함돼 있어 지역민들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있다.

충북지역 50개 업체중 46개업체에서 생산된 김치에서는 기생충알이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시판김치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면서, 지역업계의 경영난이 한층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건 대한민국 최고의 먹거리인 김치에서 기생충알이 검출됐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일련의 ‘기생충 김치’ 파동을 보면서, 식품의약품 안전청은 물론 정치권과 일부 언론의 미숙한 대응과 졸속적인 일처리 과정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따지고 보면 최근의 기생충 김치 파동은 지난 국정감사 때 한 국회의원이 중국산 ‘납김치’를 전격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납김치에서 시작된 김치 파동이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최근에 이르렀다. 그러나 납김치만 하더라도 인체내 어느정도 축적돼야 유ㆍ무해한 것인지 여부가 명확히 결론나 있지 않다. 일부 전문가는 당시 거론된 납수치가 국제기준의 1/3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아직 그 여파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송어 파동도 비슷한 일면이 있다. 과거 일본 양식어장에서도 말라카이트 물질이 검출됐으나 일정부는 이를 곧바로 발표하지 않고 2년간 대언론 공개를 유예한 바 있다.

이번 기생충 김치도 식품의약품 안전청 발표이후 일부 언론은 “그 정도 괜찮다”는 식의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민들의 심리, 정서적 혼란과 달리 “기생충 애벌레가 문제가 될 수 있어도 기생충알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설사 문제가 되더라도 구충제를 먹으면 크게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당연히 “그렇다면 왜 그리 호들갑을 떠는가”라는 질문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대목서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상식적으로 봐도 국내 기생충 최고 전문가는 관련 전문의들도 구성된 ‘기생충학회’다. 그러나 일련의 정부 발표에는 기생충 전문가의 의견이 거의 반영돼 있지 않다. 이쯤되면 정부 일처리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됐다. 국내 최고 전문가 집단이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유ㆍ무해 운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번 파동을 교훈삼아 식품행정을 종합적이고도 심도있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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