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요즈음 산과 언덕에는 지난겨울의 추위에 얼어 죽은 대나무들이 황갈색의 흉측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난대성 작물인 대나무가 지난겨울 갑작스러운 강추위에 얼어 죽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대나무의 시련보다도 우리 인간들은 더 어렵고 혹독한 한 해 겨울을 보냈다.

1년이 훨씬 넘게 지속되는 팬데믹 공포와 그리고 수개월 계속되는 집단 감염 소식, 4개월 가까운 5인 이상 집합 금지, 뉴스만 틀면 나오는 '코로나19' 상황 뉴스가 우리 모두를 힘들고 지치게 하였다.

이러한 와중에 아침 운동을 하다 마주친 공주 한옥 마을의 버들가지와 붉은 홍매화를 보고 봄이 다시 오는 걸 실감하며 시조 한 수를 읊어 보았다.

"지나는 한옥 옆에 마주친 봄소식들/ 버들가지 푸르르고 홍매화 더욱 붉네/ 팬데믹 공포속에도 봄빛은 여전하구나!"

그렇다. 그래도 봄은 오는 것이다.

영국의 시인 셸리는 '서풍에 부치는 노래' 마지막 구절에서 "겨울이 만약 온다면 어찌 봄이 멀었으리요?"라고 노래했다. 혹독한 '코로나 팬데믹'이란 겨울이지만 우리에 희망을 안겨줄 따스한 봄날은 다시 우리에게 오는 것이다.

충남교향악단의 2021 신춘음악회가 '다시 오는 봄'을 주제로 열린다.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로시니의 '세빌리아이발사 서곡'과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등 감미로운 음악을 들을 걸 생각하니 마음이 설레인다. 내 마음의 봄도 한창인 것이다.

지난 20일은 24절기 중 네 번째인 춘분이었다. 춘분은 과학적으로는 태양이 적도 위를 똑바로 비추는 날이다. 그러니까 남반구이든 북반구이든 똑같은 위도의 경우 똑같은 햇빛을 받고, 낮과 밤의 길이도 똑 같은 아주 공평한 날이다.

또 춘분의 뜻은 '봄을 나눈다'는 의미인데 여기서 나눈다든 것은 혼자 갖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봄은 희망이요, 새로운 창조이고 탄생이다. 이러한 희망과 창조를 모두가 함께 공유하자는 것이 춘분의 의미이다.

지금 '코로나 19'라는 감염병으로 전 지구가 혼돈의 도가니에 빠져있지만 백신이 개발되고 공유되며, 모든 인류가 전염병에 현명하게 대처함에 따라 머지않아 코로나도 극복되며 새로운 날이 올 것이다.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대나무의 겉모습이 지금은 누렇게 죽은 것 갔지만 지금 땅속에선 왕성한 생명력으로 새로운 대나무를 만들 죽순이 자라고 있을 것이다. 죽순은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그 성장의 원동력은 땅속에서 오랜 기간을 양분을 축적해왔기에 그런 일이 가능하다.

새봄을 맞아 그와 같은 폭발력으로 우리 인류에 고통을 주는 코로나라는 못된 병이 순식간에 사라지길 기원한다. "아자! 아자! 지구상의 코로나 끝내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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