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인력 충원·교육 지원… 변화된 시스템 안정화 절실

지난달 11일 청주시 상당구 청주복지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청주복지포럼에서 장병갑 중부매일신문 부국장, 김경희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김미희 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황미영 세종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이 토론하고 있다. /김명년
지난달 11일 청주시 상당구 청주복지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청주복지포럼에서 장병갑 중부매일신문 부국장, 김경희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김미희 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황미영 세종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이 토론하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장병갑 기자] 정인이 사건으로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동학대 문제는 대부분 가정에서 발생하고 감추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사실을 정확히 밝혀내고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다. 이에 청주복지재단이 '청주시 아동학대 현황 진단 및 대응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대담을 개최했다. 아동학대 현황과 대응과정, 현장에서의 어려움, 지원 대책 등에 대해 김경희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미희 청주교육지원청 학생지원과 생활교육팀장, 황미영 세종시아동보호전문기관장에게 들어봤다./편집자
 

청주시 아동학대 현황은 어느 정도인지.

지난달 11일 청주시 상당구 청주복지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청주복지포럼에서 김미희 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가 발언하고 있다. /김명년
지난달 11일 청주시 상당구 청주복지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청주복지포럼에서 김미희 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가 발언하고 있다. /김명년

-김미희(청주교육지원청 학생지원과 생활교육팀장)

지난 2019년(초등학교 6건, 중학교 4건)과 2020년(초등학교 25건, 중학교 10건)의 청주교육지원청 자료를 보면 확실히 갈수록 아동학대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또 초등학교에 집중돼 있다. 또 자료에는 없지만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더 많았다. 

지난달 11일 청주시 상당구 청주복지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청주복지포럼에서 황미영 세종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명년
지난달 11일 청주시 상당구 청주복지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청주복지포럼에서 황미영 세종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명년

-황미영(세종시아동보호전문기관장)

2019년 전국적으로 4만1천389건의 아동학대가 신고가 됐다. 이중 3만8천17건이 아동학대의심사례이며 일반상담 2천560건, 동일 신고 449건으로 2018년에 비해 13.7% 증가했다. 2019년 충북은 1천400건이 신고 됐고 이중에서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사례가 1천336건이고, 응급사례도 66건이나 됐다. 청주시는 2018년 487건, 2019년 606건, 2020년 579건으로 2020년에 신고는 감소했지만 전국적으로 아동학대신고는 증가하는 추세이다.

지난달 11일 청주시 상당구 청주복지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청주복지포럼에서 김경희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김명년
지난달 11일 청주시 상당구 청주복지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청주복지포럼에서 김경희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김명년

-김경희(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청주시의 학대발생건수를 연월로 살펴보면, 개학시기인 3월과 9월에 신고가 많다. 이것은 학대가 학교체계 안에서 발견돼 더 드러나게 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발견되기 어려운 대상, 학대에 취약한 저연령 아동의 학대 문제를 어떻게 발견하고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지난달 11일 청주시 상당구 청주복지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청주복지포럼에서 장병갑 중부매일신문 부국장, 김경희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김미희 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황미영 세종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이 토론하고 있다. /김명년
지난달 11일 청주시 상당구 청주복지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청주복지포럼에서 장병갑 중부매일신문 부국장, 김경희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김미희 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황미영 세종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이 토론하고 있다. /김명년

 

아동학대 발생 시 어떠한 과정(전달체계)을 통해 대응이 이뤄지고 있는지.

-김경희

지난 2020년 9월부터 아동학대 대응체계가 전면 개편됐다. 개편에 따라 아동학대로 신고·접수되면 조사는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담당하고 조사 후 학대로 판단될 경우 심층사례관리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업무가 분장됐다. 보건복지부에서 2023년 9월까지 아동학대전담공무원 배치를 가능한 빨리 하겠다고 하지만 지자체별로 진행이 달라서, 조사를 담당하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의 배치 정도에는 차이가 있다. 변화된 시스템이 안정화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황미영

'공공'이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출발을 했다. 지자체에 따라 공무원 배치도, 적용도, 이해도 너무 달라서 공무원이 배치됐음에도 아동보호전문기관 직원을 반드시 동행시키는 경우가 많다. 일단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배치 된 지역에서는 112나 지자체로 신고가 되면 아동학대전담공무원과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서 조사하거나 아동학대전담공무원, 경찰,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현장에 출동해서 조사를 한다. 또한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배치되지 않은 지역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지역의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운영이 되고 있고, 청주시는 아동학대전담공무원과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이 동행 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미희
그동안 교육청에서는 아동학대를 학교폭력으로 간주를 해 학교폭력의 한 카테고리에 집어넣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동학대로 분리가 됐다. 그래서 아동학대가 발생했을 때는 교육청 신고보다는 112신고가 우선이라고 교육하고 있다. 112신고가 됐으면 아동보호전문기관이나 경찰, 지자체에서 출동해서 조사가 이뤄지면 학교에서 신고 받고 이 아이를 학교에서 보호하고 교육하는 것으로 역할을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11일 청주시 상당구 청주복지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청주복지포럼에서 장병갑 중부매일신문 부국장, 김경희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김미희 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황미영 세종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이 토론하고 있다. /김명년
지난달 11일 청주시 상당구 청주복지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청주복지포럼에서 장병갑 중부매일신문 부국장, 김경희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김미희 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황미영 세종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이 토론하고 있다. /김명년

 

현재 아동학대 대응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황미영

아동학대 업무를 하다보면 항의·협박을 받거나 전화로 욕을 하는 일들은 비일비재하고, 개인을 공격하는 악성민원도 많아서 현장에서는 민원에 대한 공포와 어려움이 크다. 더더욱 지금은 공공화가 완성되지 않은 상황이라 민원이 더 많은 실정이다. 또 다른 문제는 사례관리에 대한 강제력이 없어서 학대행위자가 거부하면 개입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행위자에 대한 사례관리 의무 참여를 강화하는 법 개정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심층사례관리기관의 역할을 잘 수행 할 수 있도록 권한이 강화돼야 한다.

-김미희

학교 현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교육을 잘 받고 민감성이 높아지면서 신고율이 높아지는데 그럼 신고했다고 보복이 들어온다. 이러한 상황이 아동학대 신고를 선뜻 하기 어렵게 만든다. 어려움 속에 용기를 내 신고를 하면 조사과정 중 정황이나 내용을 통해 신변이 노출되는 경우가 있다. 수사과정에서 신고자가 노출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통한 신고자 보호가 이뤄지는 법리적 장치가 수반됐으면 한다.

-김경희

공공의 책임성 강화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기대하며 체계가 마련됐다. 그러나 아직 전환기로 업무숙지, 역할구분, 소통 등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다. 전담공무원은 교육과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심리적 부담이 크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행정적 권한이 없음에도 여전히 현장지원업무를 요청 받고 있어 현장조사와 사례관리 두 가지 업무로 인한 부담이 큰 상황이다. 

 

지난달 11일 청주시 상당구 청주복지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청주복지포럼에서 장병갑 중부매일신문 부국장, 김경희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김미희 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황미영 세종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이 토론하고 있다. /김명년
지난달 11일 청주시 상당구 청주복지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청주복지포럼에서 장병갑 중부매일신문 부국장, 김경희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김미희 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황미영 세종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장이 토론하고 있다. /김명년

 

아동들의 안전과 권리보호를 위해 어떠한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김미희

답은 없고 다각도로 꾸준히 하는 수밖에 없다. 유치원 들어오면서부터 동급생, 친구와의 관계를 맺는 것부터 교사와 관계 맺는 것, 조금 더 평등하고 공정하고 평화적으로 관계 맺는 연습을 하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한 교육밖에 답이 없다. 교육청에서는 학교나 학급에서도 주기적으로 잘 생활할 수 있도록 학교문화를 민주적으로 만들고 평화적, 인권 친화적으로 만드는 노력을 계속 해야 될 것 같다.


-황미영

전국아동보호전문기관의 올해 목표는 조사업무의 공공화 안착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심층사례관리기관으로써 자리 잡는 것이다. 또 아동학대전담공무원 교육을 통해 기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같은 눈높이로 아이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앞으로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순환보직으로 계속 순환될 것이고 힘든 업무를 감당하지 못해서 휴직하는 공무원도 많아 질 것이다. 일을 할 만하면 공무원이 순환돼 바뀌고 다른 공무원을 교육해야하는 상황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또 운영부처와 재원이 단일화 돼야 하기 때문에 현재 기금에 속한 예산을 보건복지부의 일반회계로 전환해야 한다.

-김경희
전문성과 협력이 필요한 시스템에서 전담공무원이 자주 바뀌면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더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업무배치와 지원에서 조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아동학대 대응인력에 대한 교육과 슈퍼비전을 전폭적으로 확대해 실시해야 한다. 아동학대 조사와 판단, 아동보호계획 수립 및 가족지원을 포함한 사례관리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법률적, 복지적, 의료적 관점에서의 교육과 슈퍼비전이 강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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