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때 잘해 사랑 전도사 되고 싶어요"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노래 가사에도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죠. 아내를 여의고 3년 동안 작성한 시들을 엮었습니다. 옆에 있을때는 잘 몰라요.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 놓고 슬퍼하는 사람들에겐 위로와 격려를,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겐 울림의 메시지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있을 때 잘해'라는 의미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김우배(69) 시인이 세번째 시집 '그녀의 여행가방'을 세상에 내놓았다.

2014년 청주시청 농업정책과장으로 퇴직한 김 시인은 현재 문의에서 작은 텃밭을 지으며 농업회사법인 오스바이오 이사로 재직중이다.

김 시인은 이번 시집속에 흐르는 생명사상의 본질을 규명하고 싶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살면서 소중한 것을 모르고 있다가 그것을 멀리하거나 상실하게 되면 뒤늦게 후회하고 그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죠."

김 시인의 시집 제목이기도 한 '그녀의 여행가방'은 아내가 하늘나라로 간 후 다른 것은 모두 정리했지만 차마 여행가방은 못버리겠다던 김 시인의 마음이 담겨 있다.

"아내가 여행을 무척 좋아했어요. 젊었을 때는 일 한다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많이 다니지 못했죠. 퇴직 후 여행 다니자고 했었는데 그 조차도 많이 하지 못해 마음이 아픕니다."

그는 '버리고 싶을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그 사람의 꿈이 저 가방속에 잠들고 있는 것 같아 그녀의 외투처럼 치울 수가 없다'고 적고 있다.

"산벚꽃 흐드러지게 핀 어느 봄날 꽃향기만 남겨놓고 내 곁을 떠난 사람. 반려자라는 인연, 그 존재의 가치가 물과 공기와도 같음을 뒤늦게야 깨닫고 아파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상처를 끌어안고 마냥 고통 속에 몸부림치고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그 사람도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말한다. 괴팍하고 가난하지만 시인의 아내임을 자랑스러워 한 그녀에게 난 할 일이 있었다. 그래서 내놓은 것이 세 번째 시집 '그녀의 여행가방'이라고.

김우배 시인
김우배 시인

김 시인은 "지금 생각하면 아쉬운게 조금만 더 양보하고 이해할 걸,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며 "더 많이 표현하고 더 잘해주라고.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격려를, 저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는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그렇게 '사랑 전도사'처럼 아내와 못다 이룬 생과 꿈의 세계를 담아 보여주고 있다.

시집 뒤편에는 김 시인의 바로 위 형 김용배씨의 손 글씨 축하글이 눈에 띈다. '사랑스럽다. 너의 시어 하나마다 경의를 표한다'며 김 시인을 격려하고 있다.

오창에서 태어난 그는 1996년 행우문학회 공무원 문예작품 공모 시 부문에서 입상하고 1999년 계간 '오늘의 문학' 신인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새텃말 돌배나무꽃', '바람언덕 꽃잎편지'와 '그녀의 여행가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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