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2021년 4월 1일 아우내 장터 항일독립만세운동 102주년을 맞아 천안 구국동지회의 실체가 처음으로 밝혀져 지역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미년인 1919년 4월 1일 아우내 장터에서는 천안, 진천, 청원, 연기 지역 주민 3천여명이 모여 3단계로 일제의 조선 식민지 지배에 반대하는 항일독립만세운동을 전개했다.

4월 1일 오후 1시 조인원이 시장의 군중 앞에서 아우내장터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대한독립만세'를 선창하자 시위 군중은 '대한 독립'이라고 쓴 큰 깃발에 태극기를 달고 거리를 누비며 일제히 항일독립만세 시위를 격렬하게 벌였다.

병천 헌병주재소의 소산(小山) 소장 등 일경 5명이 항일독립만세 소리에 놀라 시장으로 출동하여 해산을 요구하였으나 시위대가 불응하자 즉시 발포하여 많은 사상자를 냈다.

시위대가 헌병 보조원 맹성호와 정수영에게 동족으로 같은 민족을 이렇게 참혹하게 죽일 수 있느냐고 항의를 하자, 유관순은 흥분해 저돌적으로 주재소장 몸을 공격해 항일독립만세운동을 주도했다. 그러다가 시위 군중이 아우내 장터 부근의 산과 시장으로 잠시 도피해 모였다가 면사무소와 우편소를 습격하고 전화선을 절단하는 등 시위를 계속 벌여 일제의 폭압정치에 강력히 항의했다.

일본 헌병과 경찰의 무차별적이고 무자비한 폭력 진압으로 시위현장에서 사망한 사람이 무려 19명에 달했고, 3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20여 명이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유관순 열사는 아버지 유중권과 어머니 이소제를 비롯한 7명의 친인척을 잃었다. 김구응 의사와 노모 최정철 열사도 독립만세시위 현장에서 순국했다.

아우내 장터 항일독립만세운동은 호서지방 최대의 독립운동으로 독립선언서를 지역화 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1년 3월 31일 현재까지 기미년 3.1운동 당시 지방에서 독립선언서를 자체 기초해 선언한 것으로 밝혀진 곳은 경상남도의 함안과 하동을 비롯해 3-4곳에 불과하다. 그리고 유림 대표인 이백하 선생이 구국동지회 명으로 기초한 아우내 장터 독립선언서는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한글 326자로 짧게 기록되었지만 선동적인 언어로 우리 한민족의 굳건한 항일독립의지와 기개를 실감나게 잘 표현해 2021년 조선일보의 말모이 대상이 되었다. 또한 아우내장터 독립선언서는 지역의 정체성(正體性, identity)을 밝히는 데에 아주 중요한 향토 사료로 인식되고 있어 역사적 의의가 매우 크다.

그런데 2020년 말까지 아우내 장터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던 구국동지회의 실체를 밝히지 못하고, 아우내 장터 독립선언서 원본을 찾지 못해 아우내 장터 항일독립만세운동이 한국의 항일독립운동사에 남긴 위대한 업적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2021년 1월 17일 오후 3시경 신상구 국학박사가 TV 조선의 박경진 작가와 말모이 관련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 수원 구국동지회 이야기를 처음 듣고 깜짝 놀라 의병 연구 전문가인 이태룡(李兌龍) 문학박사의 도움을 받아 구글 검색창에서 구국동지회 실체를 집요하게 찾아보았다. 그 결과 1907년 8월부터 1910년 12월까지 의병학살 내용을 담은 일제 통감부 비밀문서인 '폭도에 관한 편책' 122권에서 경기도 화성 출신의 홍원식(洪元植) 의병장이 1910년 경술국치 직전에 제암리 기독교 책임자 안종후(安鍾厚), 천도교 책임자 김성렬(金聖烈) 등과 함께 경기도와 충남을 중심으로 구국동지회를 조직했다는 기사를 찾아내 이제는 아우내 장터 독립선언서의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게 되었다.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시인·문학평론가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국학박사

그러므로 천안시와 국가보훈처가 앞으로 '아우내장터 독립선언서 원본 찾기 운동'을 전국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아우내 장터 독립만세운동 기념공원에 아우내 장터 독립선언서 전문을 새겨 넣은 기념비를 건립해야 한다. 그리고 유관순 열사의 빛에 가려 이미 잊힌 조인원, 이백하, 유중무, 김구응 등 수많은 독립투사들을 재조명해야 한다. 또한 해마다 3월 1일 개최되는 봉화제에서 아우구 장터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을 통해 아우내장터 항일독립정신을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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