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불평등 해소를 위한 사회복지사의 노력
디지털 불평등 해소를 위한 사회복지사의 노력
  • 중부매일
  • 승인 2021.04.0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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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세상] 김현진 청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코로나 '때문'인지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사회복지 현장이 변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대면 서비스 중심의 사회복지현장도 여지없이 큰 위기를 맞았다. 그래서 기관이 작든 크든 사회복지사들은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프로그램 기획을 넘어 직접 콘티를 만들고 촬영하고 편집까지 해낸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그 일을 위기 극복을 위해 사회복지사들이 하고 있다.

지난 연말 여러 기관에서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에 대해 물어왔을 때 난 사실 반대했었다. 거기에 쓰일 에너지가 있다면 대상자들과 유선으로라도 마음이 오가는 대화를 더 하기를 바라서였다. 그보다 더 결정적인 이유는 그 과정이 효과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않다는 생각에서였다. 콘텐츠 제작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실제 구독자나 조회 수는 한 자릿수이거나 많아야 두 자릿수 정도였기 때문이다.

제작보다 더 힘든 건 대상자들이 그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전화해서 링크를 누르라고 말씀드리거나 직접 찾아가 어떻게 보는 것인지,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 1:1로 알려드리는 일이었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곳이 실제로 이렇게 했다. 우리에겐 너무나 쉬운 터치 한 번이 어르신이나 장애인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기관의 한 팀은 콘텐츠를 만들고, 한 팀은 직접 찾아가 접속방법을 설명해 드리면서 디지털 문맹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걸까. 비대면 사회에서 디지털 기술 활용 역량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좋은 정보를 찾아주고, 안 그래도 힘들고 외로운 분들을 위해 늘 만나던 익숙한 이들을 영상으로라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영상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덜 외로울 수 있도록 반가움의 미소라도 한 번 더 지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노력이다. 코로나 때문에 안 해도 되는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 코로나 덕분에 우린 오히려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코로나가 아니었어도 과학기술의 발달은 '디지털 불평등'이라는 새로운 사회문제를 발생시켰기 때문이다. 디지털 불평등은 디지털 기술 활용 역량의 부족으로 경제, 사회, 문화적 혜택으로부터 소외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우리나라 정보격차는 저연령층(16~24세)과 고연령층(55~77세)의 인터넷이용률 격차가 OECD 평균보다 높다. 2019년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조사(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을 보면 고령층이 64.3%로 가장 낮고, 농어민이 70.6%, 장애인이 75.2%, 저소득층이 87.8% 순으로 나타난다.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디지털 활용 및 역량 수준, 스마트기기 보유, 인터넷 접근성 등을 고려한 것이다. 그래서 고령층, 농어민, 장애인, 저소득층을 정보취약계층으로 분류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도 부득이한 일이 아니면 시장이나 마트에 가지 않고 배송서비스를 이용하고 강의나 회의도 화상으로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하지만,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을 디지털로 해결하는 쉽고 편리한 시스템이 누군가에게는 환경적으로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장벽이 되어 있는 것이다. 더 빨라지고 더 높아진 기술의 편의성으로 디지털화된 정보를 다루는 과정에서 활용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지 모르지만 이것이 바로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김현진 청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현진 청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조금 아쉬운 것은 사회복지사들이 열심히 만드는 콘텐츠의 수준이 외로움을 조금 더는 정도의 것이라는 데 있다. 어차피 시간과 노력을 들일 거라면 조금 더 고민해보자. 어떻게 디지털 격차를 줄여갈 것인지를 말이다. 이때 명확히 선행되어야 할 것은 사회복지사 개인의 노력을 넘어 정보취약계층이 디지털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충분한 지원과 시간을 정부가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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