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7 재보궐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정국은 급격하게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준비체제로 가고 있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정치권의 움직임이야 당연하지만 국정의 기류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채 1년도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의 임기 동안에 이뤄질 일들을 잘 살펴 지역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인 계획 아래 진행되는 일들은 단계적으로 대응하면 되지만 몇몇은 결정과 추진을 위한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충북 지역에 미칠 여파와 사업일정 등을 고려한다면 그 첫 손가락은 'K뷰티 클러스터'일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화장품 산업에 공을 들인 충북도는 기반이 잘 갖춰진 바이오를 묶어 'K뷰티산업'을 이끌고 있다. 전국 최고수준의 집적화가 이뤄진 오송과 연계발전 가능성이 높은 오창을 하나의 클러스터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들 지역의 화장품 제조·판매기업은 116개로, 생산량과 수출량은 전국대비 34.6%, 28.3%를 차지한다. 더구나 산업체뿐만이 아니라 연구개발을 선도할 연구기관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보건의료 6대 국책기관에 이어 화장품 안정성을 평가하는 임상연구지원센터도 이미 자리를 잡았다.

앞으로 추가될 기관들은 더 큰 기대를 갖게 한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화장품·바이오연구소는 600여종의 장비로 기업의 제품개발과 상용화 시험·검사를 돕게 된다. 클러스터의 핵심 역할 중 하나인 인력양성을 위한 K뷰티스쿨은 2년뒤 완공을 목표로 청주전시관에 지어지고 있다. 인공지능과 전자상거래 등으로 구축될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화장품 플랫폼은 제조사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미래 화장품 산업을 선도한다. 화장품 생산과 연구개발, 인력양성까지 K뷰티의 모든 과정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셈이다.

좋은 여건만으로는 사업추진이 이어지지 않는다. 먼저 사업 계획과 일정이 맞아야 한다. 정부는 타당성 용역을 끝내고 올 하반기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다. 도에서는 클러스터 구축 타당성 용역을 내달까지 완료, 이를 토대로 유치·조성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정부가 화장품 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하자마자 유치 준비에 뛰어들어 발빠른 행보를 펼쳐왔다. K뷰티 중심지 충북을 만들겠다는 구상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관련예산 확보로 이어져 사업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최근 미래철도망의 밑그림이 될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염두에 둔 구애활동이 활발하다. 광역과 기초 등 지방정부들의 사업계획 반영 주문이 쏟아진다. 충북에서 건의한 것만 13건이다. 무엇하나 포기할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다 얻을 수는 없다. 우선순위가 필요하고 힘의 안배가 요구되며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할 순간이 온다. 반면 클러스터는 타 지역과의 경쟁이 관건이다. 우리가 전력을 다할 까닭은 차고 넘친다. 결과가 성공적이려면 과정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K뷰티 클러스터를 다시 주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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