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렀던 손놀림'이 '베테랑'이 되기까지

1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발달장애인훈련센터에서 참여자가 바리스타 직무를 체험하고 있다. /김명년
1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발달장애인훈련센터에서 참여자가 바리스타 직무를 체험하고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발달장애인은 특성상 타 장애인들과의 직업통합훈련을 진행하기 어려워 이들을 위한 맞춤형 직업훈련이 필요하다. 이들의 직업훈련과 취업을 위해 설립된 충북발달장애인훈련센터는 직업 훈련 진입문턱을 크게 낮춰 보다 많은 발달장애인 취업 지원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훈련센터의 역할과 추진하고 있는 사업 현황에 대해 알아본다. / 편집자
 

김진환 충북발달장애인훈련센터장 /김명년
김진환 충북발달장애인훈련센터장 /김명년

◇ 발달장애인 위한 최고의 직업훈련 전문기관 목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충북발달장애인훈련센터(센터장 김진환)는 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에 맞춘 체계적인 직업능력개발 서비스 제공하기 위해 2019년 11월 19일 설립됐다.

직업 훈련 및 사무공간 14곳과 직업체험실 10곳이 마련돼 있으며 김진환 센터장을 비롯한 12명의 직원들이 발달장애인을 위한 최고의 직업훈련 전문기관을 목표로 불철주야 움직이고 있다.

국내 장애인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발달장애인 인구 비중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은 타 장애유형에 비해 낮은 고용률을 보이며, 타 장애유형과의 융화에도 어려움을 보인다. 충북발달장애인훈련센터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훈련센터의 가장 큰 목적은 일을 통한 발달장애인들의 사회적 자립 지원이다. 이를 위한 체계적인 인성·사회성 교육 실시해 취업 후 직업적응능력 향상을 도모하고, 다양한 직업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해 내재된 직업적성 및 흥미 발견에 도움을 주고 있다.

훈련센터의 프로그램은 크게 ▷고용연계훈련 ▷직업훈련 준비과정 ▷재직자 향상훈련 ▷직업체험 프로그램으로 분류된다.

먼저 고용연계훈련은 취업을 희망하는 만 18세 이상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1~6개월 맞춤형 직업훈련과 체계적인 사회성교육 등을 실시해 훈련생을 취업으로 이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도내 대기업(LG생활건강, SK하이닉스, LG화학, 롯데푸드) 자회사와 연계한 취업 지원이 활발하다.

바리스타, 세탁, 의류매장 서비스, 사무행정, 식품생산 등 훈련센터 내 마련된 10개의 직업체험관은 실제 현장과 거의 비슷한 모습으로 조성돼 훈련생들의 보다 빠른 적응을 돕는다.

현재 고용연계훈련 과정 25명, 직업훈련 준비과정 8명의 훈련생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올해 100명의 수료생을 배출하겠다는 목표다.

김진환 센터장은 "발달장애인의 경우 고등학교 수업 이후 교육과정이 취약하며 이들의 사회 정착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 따로 필요하다"며 "충북발달장애인훈련센터에서는 직업 훈련부터 시작해 취업, 그리고 취업 이후의 고용 유지까지 이어지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환 충북발달장애인훈련센터장 /김명년
김진환 충북발달장애인훈련센터장 /김명년

◇ '모든 훈련 희망자에 기회를'…센터 진입문턱 대폭 낮춰

특히 훈련센터는 훈련을 희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직업훈련 준비과정'을 운영, 진입문턱을 대폭 낮췄다. 별도의 평가절차 없이 희망자 전원에게 입학 기회를 주고 있다는 뜻이다. 

'직업훈련 준비과정'은 훈련에 바로 참여할 수 없는 더 심한 발달장애인, 청각·시각 등 중복발달장애인에게 기초학습능력, 작업능력, 생활 적응능력 등을 교육해 직업훈련과정으로의 진입을 유도한다.

직업훈련 준비과정은 고용연계훈련 입학평가 탈락자 중 희망자를 선발해 평가 점수 및 기초수행능력 향상가능성을 근거로 대상을 선정한다.

교육과정은 직업체험관별 직무체험부터 시작해 체계적인 인성·사회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최소 20명 훈련을 목표로 잡고 있고 현재 1회차 8명이 진행 중이다. 직무체험, 대인관계향상 프로그램, 문제행동치료 프로그램, 직업기초 소양교육 등을 주로 편성했다. 직업훈련 준비과정은 오는 12월까지 지속 운영한다.

지난해부터 훈련과정 진입문턱 낮춰 평가절차 없이 희망자 전원 입학 기회 제공한 센터는 고용연계과정에 준하는 양질의 훈련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우수 강사을 초빙해 교육을 실시함은 물론이다. 원할한 교육을 위해 충북보건과학대 임상실습과정과 인력지원 협업을 해 밀착서비스를 제공했다.

성과도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코로나19란 힘든 상황에도 21명 중 3명의 학생이 직업훈련 준비과정을 통해 고용연계훈련에 진입했으며 이중 2명이 대기업 자회사 취업에 성공했다.

김 센터장은 "발달장애인의 특성상 교육 초반 적응력이 부족한 편이지만 센터와 협업기관이 밀착서비스를 제공해 지난해 중도탈락자 없이 훈련을 마쳤다"며 "소통이 유독힘든 학생이 있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관심을 기울인 결과 서서히 마음을 열었고 대기업 자회사에 취업하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센터는 올해 충북특수교육원, 충북보건과학대 작업치료과, 충북대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 등 3곳과 협업을 맺었다. 직업훈련 준비과정 훈련생들에게 보다 내실있고 효과적인 훈련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참여자의 장애정도, 특성 등을 고려한 개인별 맞춤 서비스, 훈련생들의 심리치료, 건강증진, 사회성 향상 등을 위한 다양한 신규 프로그램(난타, 밸리댄스, 직업생활 등)도 도입했다.

특히 협업기관인 충북대병원 행동발달증진센터는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발달장애인 거점병원으로 보다 나은 훈련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

이밖에 재직중인 근로자 능력향상을 위한 '재직자 향상훈련', 특수교육대상자(고등부 이상), 성인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직업체험 프로그램'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직업체험 프로그램의 경우 지난해 충북도교육청 산하 충북특수교육원과 협력해 사업 추진, 도내 20개교(특수학교) 246명 참여했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발달장애인들이 취업에 성공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였다"며 "올해도 발달장애인의 직업훈련과 고용안정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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