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완종 경제부

통계 수치에도 흔히 '신기루'가 있다. 대부분 통계 수치가 사실을 바탕으로 통계조사를 통해 자료를 도출하기 때문 과학적이고 객관적이라는 인식이 크다. 그러나 이 통계는 자칫 특정 의도가 담길 우려가 다분하다. 측정 방법 및 대상 등으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통계청에서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충북은 고용지표가 개선됐다. 취업자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소폭 증가했고 질병, 사고, 분규 등의 사유로 쉬고 있던 '일시 휴직자'들도 복귀하는 등 지표가 회복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전후 사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올해 초부터 충북도내 40시간 이상이상 근무하는 양질의(전일제) 일자리가 사라졌다. 지난 2월기준 1주에 36시간 이상 취업자수는 65만 7천명으로 지난해보다 2만3천명(-3.4%)감소했다. 53시간 이상 취업자 수도 2만9천명이나 줄었다. 반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2만명이 증가했다.

9to6(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로 불리는 주 40시간 이상 풀타임(전일제) 고용은 줄었고 이 빈자리를 시간제 일자리가 채웠다는 것이다. 시간제의 경우 전일제에 비해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되지 않기 때문에 고용상황이 나빠진 셈이다. 더구나 이 같은 현상은 올해 뿐만 아니라 매년 지속되고 있다.

이는 보통 계약직 근로자의 경우 고용승계 문제 등으로 12월 계약이 종료되고 3월에 재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년 1~2월 취업자수는 자연 감소하고 있다.

이완종 경제부
이완종 경제부

결론적으로 단순 수치상 충북의 취업자수의 증가는 고용안정 등이 기반이 되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신기루 현상을 위해 수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매달 집계되는 통계지표 개선에 목매기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해결책을 통한 체질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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