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주 고속버스터미널 전경 / 중부매일 DB
청주 고속버스터미널 전경 / 중부매일 DB

이용자들의 편의 증진 등을 목적으로 하는 청주고속버스터미널 현대화사업이 본격적인 추진을 앞두고 엉뚱한 논란에 휩싸였다. 시설개선 사업을 위해 불가피한 임시터미널 사용 때문인데 승무원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심지어 생존을 위협한다는 주장이다. 아무리 지역발전과 주민 편의를 위한 일이라도 누군가에게 큰 불편을 주고 생명이 위태롭다면 하지 않는게 당연하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모두 허구다.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공익과 지역, 주민을 외면한 이기주의다. 마음이 급한 사업에 대한 발목잡기일 뿐이다.

86만명이 사는 청주의 관문중 하나인 고속버스터미널은 노후된 시설 개선과 인근지역 개발을 위해 현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의 터미널 자리에 대규모 상업·문화시설과 주상복합 건물 등을 지어 침체된 지역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상대로라면 지역의 위상을 높일 문화복합시설이 청주의 입구에 들어서게 된다. 인근 상권을 비롯해 많은 지역민들이 기대를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 사업을 놓고 터미널 시설개선의 효과를 가장 많이 누릴 운수업체에서 심통을 부리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터미널 현대화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시설 개선은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이용자의 불편 따위와 무관하게 기존 시설을 그대로 써야만 한다. 승객보다 운전자가 더 우선이니 이들 위주로 터미널을 운영해야 한다. 개선에는 보다 나은 편의를 위한 지금의 불편 감수가 뒤따를 수 밖에 없다. 이를 무시하고 제 밥그릇만 더 늘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업추진에 재를 뿌리는 것이다. 그런 업체가 다른 곳에서는 온갖 문제에도 임시터미널을 운영했다니 '내로남불'이 따로 없다.

이미 다른 지역의 공용터미널에서 확인된 부분까지도 생떼를 쓰는 이들의 주장은 사실 들으나마나다. 시민안전을 내세우면서도 출근길 편도 2차로의 절반을 막고 집회를 이어가 시민안전을 위협할 정도니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26억여원을 들여 차고지와 정비동, 휴식공간 등을 마련해줬는데도 더 큰 밥그릇 타령을 한다면 아예 밥상을 치우는게 맞다. 더구나 이런 시설과 승무원 편의는 운수업체의 몫인데 더 많은 요구를 떠넘기는 셈이다. 이러니 '물에 빠진 사람 구해주자 보따리 내놓으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계획 발표 3년만에 진행되는 현대화사업은 지금도 많이 늦었다. 낙후된 주변상권과 시설 노후 등을 감안하면 하루가 아쉽다. 더구나 단순 교통시설을 넘어 문화와 쇼핑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거점을 만드는 일이다.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이런 사업의 발목을 잡는 것은 지역주민을 볼모로 삼는 짓이다. 더구나 이 외지업체는 우리 지역에서 수익을 얻으면서도 지역사회 공헌을 외면해왔다니 뻔뻔하기가 그지없다. 지역과 주민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 업체라면 더 이상 우리 곁에 있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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